차량 앞 어린이 태워 ‘인간방패’ 삼아”
전후 사망·다친 어린이 최소 412명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주변 등 북부지역을 수복했다. 탈환한 도시에선 군인들이 저지른 끔찍한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AP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도시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의 비극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시신들이 한 거리에서만 20여구 발견됐고 일부 시신은 두 손이 결박된 상태였다. 부차에선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사살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한 목격자는 33세 여성이 어린 두 아들과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러시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러시아군은 철수하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걸어가던 민간인들을 총으로 쏴 죽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거리에 방치된 시신에 줄을 묶어 끌어내는 모습도 목격됐다.
AP통신은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민가와 방치된 장비, 사살한 민간인 시체 등에 지뢰를 대거 설치했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탱크와 군용차 등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어린이들을 차량 앞에 태워 ‘인간 방패’로 썼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자신들의 이동 경로를 알려주지 못하도록 러시아군이 아이들을 인질로 붙잡았다는 주장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러시아군이 공격에 대비해 아이들을 이용한 사례가 수미, 키이우, 체르니히우 등지에서 보고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도 이같은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최근까지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지거나 부상한 어린이는 최소 4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8명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키이우 주변에 있던 주요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으로 전환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웃나라 몰도바의 친러 세력 점령지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병력을 집결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서남부 도시 오데사와 가깝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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