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나절 취재차 방문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이었다. 마스크를 벗은 채 여유롭게 거니는 시민들 모습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한쪽 구석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선이 멈췄다. 말쑥한 차림의 노인, 낡은 자전거, 그리고 쓰레기 더미. 그는 곡예하듯 자전거 허리 위에 올라서서 버려진 것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집게 달린 장대를 휘저을 때마다 음료수 캔이 낚여 올라왔다. ‘달그락달그락’ 깡통 소리가 산책 나온 시민들의 밝은 표정과 뒤섞였다. 망태 한가득 찌그러진 캔을 챙겨 떠나는 노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시선을 거뒀다. 마스크 필터를 거치지 않은 이날의 공기는 생각만큼 상쾌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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