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도 초미 관심
대부분 與가 문제 삼았던 사안
감사 배경 정치적 중립 논란 우려
與, 선관위 반발 질타 ‘지원사격’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감사원의 전방위 ‘사정 감사’가 본격화했다. 동시다발로 진행 중인 감사 사안 상당 부분이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전부터 문제 삼았던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 배경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가 한창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 대부분이어서 정치적 중립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5일 일부 피감기관의 반발을 질타하며 감사원에 힘을 보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대선 때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소쿠리, 쓰레기봉투에 담겨 옮겨진 사안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감사 선상에 올렸다. 감사원은 전날 “선관위 회계 집행뿐만 아니라 선거관리 사무 전반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감사원은 선관위 판단이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법상 직무감찰 제외 대상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로 명시돼 있다. 선관위는 거기 들어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을 지원사격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가 이제 와서 중립성 침해를 이유로 감사원 감사에 반발한들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일(1) 합시다’ 캠페인은 문제 삼지 않으면서 ‘내로남불’은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불허하는 등 정치 편향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 합시다’ 캠페인은 대선을 앞두고 TBS교통방송이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벌였던 행사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선관위는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때는 ‘내로남불’ 문구를 선거공보물에 쓰지 못하도록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정 정당(민주당)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도 초미의 관심 사안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17일 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가 충분한 근거 없이 숨진 공무원에 대해 월북 판단을 했다는 국방부와 해양경찰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감사원은 이 사건을 특별조사국에 배당하고 국방부와 해경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지난 정부 국방부, 해경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의뢰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감사 진행 상황에 따라 지난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기획재정부의 세수 추계 실패와 관련해 기재부 세제실 감사를 진행 중이다.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예정된 기관 정기감사지만, 각 기관에 예민한 현안이 있어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 행안부의 경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 및 경찰국(가칭) 신설을 두고 여야가 대립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감사는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퇴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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