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부화 직전 삶은 오리알 ‘발룻’…고단백 식품
스페인, 차가운 토마토 수프 ‘가스파초’가 여름 보양식
프랑스, 와인에 삶은 닭 ‘코코뱅’ 보양식으로 즐겨먹어
이집트, 쌀 넣은 비둘기 구이 ‘하맘 마슈위’가 보양식
미국, 감기 걸리면 먹는 ‘치킨 누들 수프’가 보양식 개념

지난 26일은 삼복 중 두 번째인 ‘중복’이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을 비롯한 다양한 보양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도 ‘몸보신’이라는 문화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음식이 보양식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삼복 절기와 문화가 같다. 하지만 보양식으로 챙겨먹는 음식 종류는 다르다. 중국은 삼복에 국수와 만둣국, 계란 요리들을 즐겨 먹는다.

이 가운데 복날과는 무관하게 중국에서 최고급으로 여기는 보양식은 ‘불도장(佛跳牆)’이다. 이 음식은 우리나라에도 소개돼 잘 알려져 있는 음식이다. 이름의 의미는 ‘스님이 담장을 넘는다’는 특이한 뜻을 가지고 있다. 스님이 참선을 포기할 만큼 맛있다는 의미다.
불도장은 죽순과 상어 지느러미, 인삼 등 주재료 18종과 부재료 12종을 포함해 총 30여 종의 고급 식자재가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여름에 보양식으로 즐겨먹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맛과 영양이 깊은 음식이다.
필리핀 대표 보양식은 ‘발룻(Balut)’이다. 이 음식은 부화 직전의 오리알을 삶은 요리로, 필리핀의 국민 간식이자 가성비 좋은 보양식이다. 필리핀에 가면 시장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얼핏 보면 혐오 식품처럼 보이지만 고단백 식품으로 정력에 좋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들어진 곤달걀과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스페인에서는 ‘가스파초(gazpacho)’라는 차가운 수프 요리가 여름 보양식이다. 유럽 최대 토마토 생산국답게 토마토를 이용한 대표적인 스페인 전통요리다. 가스파초는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 채소를 갈아 만들었으며 식빵과 함께 차갑게 먹는다. 찬 성질을 가진 토마토가 몸의 열을 내려주고 수분 보충을 할 수 있어 무더운 스페인의 날씨에도 잘 맞는다.
프랑스는 ‘코코뱅(coq au vin)’이라는 전통 보양식이 있다. 프랑스어로 ‘코크(Coq)’는 수탉, ‘뱅(vin)’은 와인을 의미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재료는 닭과 와인이다. 각종 허브와 함께 닭을 넣고 적포도주로 푹 고아 만든 스튜입니다.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레드 와인과 단백질 함량은 높지만 지방 함량은 낮은 수탉을 요리했으니 보양식이 아닐 수 없다.

이집트는 ‘하맘 마슈위(hamam mahshi)’라는 보양식이 있다. 이집트어로 ‘하맘(hamam)’은 비둘기, ‘마슈위(mahshi)’는 구운이라는 뜻이다. 즉, 구운 비둘기 요리다. 이집트는 고대부터 비둘기를 식용으로 사용했는데, 이 요리는 우리나라의 삼계탕과 비슷하게 비둘기 속에 찹쌀을 가득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쌀을 채우고 비둘기를 찐 후 굽거나 튀겨 먹는다.
미국은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가 감기 등에 걸렸을 때 먹는 음식으로 일종의 보양식처럼 여겨진다. 치킨 수프에 숏파스타를 넣은 요리로, 부드럽게 익힌 닭고기와 푹 익은 에그누들,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들을 넣어 끓여먹는다. 우리나라의 삼계탕과 약간 비슷하다. 이 요리에는 감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탁월한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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