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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해지는 건망증… 혹시 치매 초기증상?

입력 : 2022-09-19 07:00:00 수정 : 2022-09-19 08: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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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조기발견 중요

초기엔 물건 못 찾고 약속 잊어버려
일상적인 건망증과 착각하기 쉽지만
가전제품 사용법·음식 조리법 등
생활에 지장 땐 경도인지장애 의심
초기 발견 땐 생활교정도 치료 효과

어버이날, 추석 명절 등 가족 모임 이후에는 ‘부모님 건강 검진’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건망증’은 늘 경계가 애매해 고민이 된다. 치매라고 말하기엔 자연스러운 노화 같지만, 그냥 놔두기에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망증 자체는 치매로 연결되지 않는다. 다만 ‘깜빡’하는 것을 모두 건망증으로만 치부해 무시하면 치매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진행돼 여러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며 “일반적인 노화에서 오는 건망증과 치매의 위험성이 높은 전조 증상을 구분해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건망증? 치매?… 치매는 증상 심하고 진행성으로 나타나

건망증과 치매는 기억력의 저하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불 끄는 것을 잊거나,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두가지 빠뜨리는 등의 행동은 누구나 한 번씩 할 수 있는 실수다.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회상과 검색 능력에 장애가 생기는 반면 치매는 기억력, 사고력, 이해력, 계산 능력과 학습 능력,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손상된 상태다.

김한결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건망증은 전체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잊어버리는 반면 치매는 사건 자체를 잊어버리거나 사건의 광범위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또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해 내지만 치매는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하고, 특히 기억력 저하 사실을 모르거나 이를 부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를 비롯해 뇌졸중 등 혈관성·다발성 경색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기억력 장애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적이고 진행성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물건을 찾지 못하고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는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돈 계산이 안 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치매 초기에는 외부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은둔하는 경향을 보여 우울증으로 오인되기도 하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이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치매가 있기에 기억력이 비교적 좋아도 언어 장애, 시공간 능력 장애, 계산 능력 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치매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도인지장애라도… 꾸준한 운동으로 늦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는 치료가 제한적인 만큼 미리 예방하고,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성훈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시로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많이 진행된 후 치매를 진단받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별다른 치료법 없이 속수무책으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 고통받을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되면 자가 진단을 해보고 빨리 병원에서 진단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매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2020년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랜싯 위원회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12가지 요인과 권고안을 발표했다. 2017년 발표한 낮은 교육수준, 난청, 고혈압, 비만, 흡연, 우울증, 사회적 고립,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등 9가지에 더해 과음, 머리 외상, 대기오염을 추가했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12가지 권고안처럼 건강한 뇌를 만드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에 쌓이는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해 알츠하이머가 생긴다는 ‘아밀로이드 가설’은 그 증상이 생기기 15∼20년 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년 시기부터 혈압, 비만, 당뇨병 등을 관리해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매로 진행하는 기간은 연령, 성별, 다른 동반 질환 등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70세 기준으로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하는 기간은 약 4년으로 짧은 만큼 치매 예방은 중년부터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김한결 교수는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전체 이행 기간은 15∼2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지 기능 장애가 생기기 이전의 주관적 기억 장애 상태부터 계산한 것으로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하는 기간은 70세 기준으로는 약 4년가량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인지 기능 악화에 미치는 위험인자들을 적극적으로 교정해야 진행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노인에서 흔한 청력 저하는 인지 기능 악화에 매우 위험한 요인이다. 적극적으로 보청기 등을 통해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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