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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칼럼] 정부 역할의 새로운 설계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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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5 22:50:36 수정 : 2022-09-25 22: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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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디지털플랫폼委’ 출범
민간과 협업 행정 효율화 추구
이해관계 얽힐 땐 혁신 딜레마
‘메타거버너’로 균형 잃지 말아야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지만 펜(필기도구)은 가장 기본적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장년층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필기도구가 귀해 아껴 쓴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수업 중 노트 필기를 꼼꼼히 하는 일은 평가의 일부이기도 했다. 컴퓨터를 활용하면서 생활 인프라는 물론 학습방식도 대대적 변화가 이루어졌고, 스마트폰 등장은 단순한 사용의 변화를 넘어 공부하는 방식의 혁신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수업 적응과 함께 학습방식도 개인적 취향에 맞춰 각자 다르게 다양화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강의실에 펜을 가지고 오지 않는 학생이 90% 이상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스마트펜을 사용하거나 녹음과 촬영 등 본인에게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조직생활에서 보여주는 일하는 방식은 기존 모습과 차이가 있다. 수첩과 메모장에 기록하는 방식보다는 스마트폰에 녹음이나 녹화를 해 회의 기록물을 보관하고, 다시 펼쳐보는 방식으로 업무를 점검하는 형식이다. 이러한 일련의 방식은 기술 진화에 따라 수단의 활용이 달라지는 점을 넘어 업무 효율성과 조직문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하는 방식 변화를 통해 고객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의 소모와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김영미 상명대 교수·행정학

새 정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발족하였고 위원회를 통해 국정운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를 지향한다. 정부가 독점적 공급자로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협업하고 혁신의 동반자가 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한 핵심 정책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정운영 시스템을 마련하고, 부처 간 협업을 확대하는 등 행정 효율화를 단행하겠다는 대선 공약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AI·데이터, 인프라, 서비스, 일하는 방식 혁신, 산업 생태계, 정보보호 6개 분과를 두고 디지털플랫폼정부의 밑그림을 그려 나갈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각 분과에 실제 민간기업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지능정보 신기술 기반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민간에서 추진되고, 고객에 최적화한 서비스가 실행되는 자원과 노하우의 공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협력의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 민간이 참여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활성화와 성장동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의 협조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반면 민간의 참여가 순기능만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민간기업 참여를 통한 협업체계의 구축 과정에서 민간의 목소리가 특정 이해관계에 봉착하게 될 때 정부 혁신의 근본 취지와 목적이 상실될 수 있다. 방향성을 잃으면 목표도 표류하게 된다. 민간의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정치적 로비나 예측불허의 이해관계자 개입 등 부적합자의 등장에 따른 역선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정부 혁신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소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하다. 민간기업 참여는 정부 혁신의 원동력이 되면서 동시에 딜레마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메타거버너’(meta-governors)로서 정부의 새로운 역할 정립이 요구된다. 메타거버너의 역할은 신뢰 형성, 갈등 해결, 합의 유도, 목표의식 유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사회전환의 패러다임 국면에서 바람직한 정부 역할은 무엇인가. 공공의 가치체계 확립과 정비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제기되는 딜레마와 한계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플랫폼 네트워크를 조율하고 정부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메타거버너의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는 메타거버너로서의 균형감각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영미 상명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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