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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얻고 벤처 키우고… ‘큰 그림’ 그리는 IT 공룡들

입력 : 2022-10-17 01:00:00 수정 : 2022-10-16 20: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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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미래기술 투자 확대

AI 반도체·메타버스·3D 오디오 등
네이버 D2SF, 스타트업 98곳 투자
혁신기술 확보로 시너지 창출 목표
클라우드 인프라·투자유치 등 지원

카카오벤처스, 2022년 25건 신규 투자
전체 40%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전공의 출신·병원장 등 전문가 영입
고대 병원과 ‘초거대 AI’ 연구 착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헬스케어 등 신기술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지만, 양사는 뛰어난 기술 잠재력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16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D2SF)는 현재까지 첨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98곳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투자팀 기준으로 전체 투자 대비 AI 분야가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해만 봐도 신규·후속 투자를 포함해 메타버스와 AI, 커머스 분야 등에 62% 정도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D2SF는 2015년 5월 출범한 스타트업 투자·양성 전문 조직이다. D2SF는 네이버와 접점이 있는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내 인터넷 산업을 선도해 온 네이버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입주 공간, 네이버 임직원들의 기술·사업 피드백, 네이버와의 협력(시너지) 기회, 클라우드 인프라, 홍보 및 마케팅, 후속 투자 유치 등을 전면 지원한다.

D2SF가 투자해 성공한 AI 스타트업은 크라우드웍스와 퓨리오사AI, 비닷두 등이 대표적이다.

크라우드웍스는 AI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D2SF 투자 직후부터 클로바와 파파고 등 네이버의 AI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2017년 창업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AI 반도체 성능 경연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미국 엔비디아를 제쳤다. 퓨리오사는 올해 1세대 AI 반도체칩 ‘워보이’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가능성을 처음 알아본 것은 D2SF였다. D2SF는 퓨리오사AI의 첫 투자자로, 2017년 예비 창업팀 단계에서부터 퓨리오사AI와 교류하며 성장을 지원해왔다. 이어 2017년과 2019년, 2021년 총 세 번의 투자를 진행했다.

비닷두는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분야의 AI스타트업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동영상 내 특정 대상의 상황이나 행동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추출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네이버웹툰이 비닷두를 인수했다.

네이버는 올해 몰입형, 3차원(3D)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가며 관심을 높이고 있다. 투자 대상이 된 기업들은 AI 기반의 3D 오디오 솔루션을 개발한 가우디오랩과 3D 모델링 기술 스타트업 ‘리빌더AI’ 등이 대표적이다.

가우디오랩은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몰입감 넘치는 오디오 구현 기술을 개발했다. 이용자의 움직임과 공간 특성을 고려해서 입체적인 3D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음향 기술’, 저연산임에도 특정 음원을 고음질로 깨끗하게 추출하는 ‘AI 음원 분리 기술’ 등을 선보였다.

리빌더AI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물체나 공간을 약 3분 이내에 고품질 3D 모델로 변환하는 3D 모델링 기술을 개발했다. 전문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3D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리빌더AI는 AR 커머스, 가상 쇼룸 등을 1차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올해 25건의 신규 투자를 완료했다. 지난해의 투자 기록 30건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후속 투자는 이미 8건 진행했다. 특히 신규 투자한 스타트업의 업종을 살펴보면 전체의 40%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였다.

알약 카운팅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 ‘메딜리티’와 정밀의료 영상기기 솔루션 ‘프로이드’, 의료데이터 플랫폼 ‘제이앤피메디’, 비대면 진료·약 배달 플랫폼 ‘메듭’ 등이다.

지난해 카카오벤처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인 김치원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상무로 영입했고, 올해는 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 출신인 정주연 심사역과 함께 일하기로 했다.

또 AI 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과 AI 기반 영어 회화 앱 ‘플랭’, 수면 진단 AI 스타트업 ‘에이슬립’ 등 AI 분야 스타트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앞세워 AI 분야 기술 개발과 연구에도 적극적이다.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올해 내놓은 AI 관련 논문은 31편으로, 올해 말까지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13일 ‘카카오디벨로퍼스’에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를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공개했다.

카카오디벨로퍼스는 웹 서비스, 모바일 앱, 기타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 및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개발자 전용 웹사이트다.

KoGPT API는 이용자가 입력한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한 후 이용자 의도에 적합한 문장을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툴이다. 맥락과 의도에 따라 문장을 생성해 상품 소개글 작성, 감정 분석, 기계 독해, 기계 번역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향후 텍스트 기반의 이미지 생성·변환·인페인팅(원본 그림이나 영상에 있는 특정 사람·사물·사건을 지운 뒤 배경을 채워 자연스럽게 복원) 기술을 API 형태로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브레인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의료 분야 초거대 AI 모델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헬스케어 분야에서 초거대 AI 모델 연구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의료 영상을 시작으로 초거대 AI 모델의 의료 분야 적용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향상할 계획이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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