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 계열사 제빵 공에서 작업 중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여 2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장 측이 사고 현장을 천으로 가려놓은 채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YTN 17일 보도에 따르면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측은 기계 끼임 사망사고 직후인 다음날에도 사고 현장을 흰 천으로 가려놓고 다른 기계들로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공개된 공장 내부 사진에는 흰 천으로 둘러싸인 배합실 옆에서 다른 직원들이 작업복을 입고 일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사고 다음날 현장을 방문했던 권영국 변호사는 “(근무하는 직원들이) 사고를 알고 있는 분들이고 저분들이 아마 대부분 현장을 목격했을 수도 있는데 저렇게 되면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에서 일한다는 것이잖나.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공장 측은 고용노동부가 혼합기 9개 가운데 안전장치가 없는 7대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는 이유로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측이 사고 직후 고장 라인을 가동한 장면은 YTN이 공개한 공장 내부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작업 도중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분말 형태의 원료통(최대 20kg)을 들어 올려 배합기에 붓는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는 다른 직원 1명이 더 있었으나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와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덮개를 올리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위법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8일 전 이 공장에서 다른 근로자가 혼합기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것을 두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A씨의 산재사고를 수사하는 평택경찰서는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계 안전사고 수사팀, 폭력계 지도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가운데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안전수칙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다만 A씨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은 유족 입장을 고려해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가 발생한 제빵공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장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 등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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