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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외국인 주민 재난 안전시스템 구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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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09 23:06:26 수정 : 2022-11-09 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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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우리는 재난 하면 흔히 태풍,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를 떠올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카카오와 이태원 사태 등을 겪으면서 자연재해뿐 아니라 통신, 에너지, 전염병 등 기반재난도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사회는 기반재난 대처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재난이 우리 일상을 위협하여 국민에게 아픔을 남기는 뼈저린 경험을 한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를 집어삼킨 것은 단연 ‘코로나’ 세 글자이다.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남겼다.

이와 관련하여 체계적·효과적 방역시스템을 갖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소외되고 배제되는 계층 없이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과 기대의 정서를 확산하는 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과제이다. 특히, 부정적인 사회적 정서 확산은 우려할 만하다. 많은 국민이 걱정, 불안, 두려움, 무기력감과 좌절감, 그리고 스트레스 증가를 경험했다. 이러한 사회적 정서가 짜증을 넘어 타인에 대한 혐오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 외국인 주민이 자리하고 있다.

서광석 인하대 교수·이민다문화정책학

전염병 등 기반재난은 사회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비록 소규모일지라도 일부가 감염병 등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면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주민을 포용하는 보편적 재난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국민 전체의 안전을 보장하고, 혐오와 갈등을 억제하며,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코로나19 사태를 돌이켜 보면 외국인 주민은 정부의 재난안전 정책 대상에서 배제되었다.

외국인 주민은 한국의 법과 제도, 그리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특히 언어 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평범한 재난에도 즉각적·효과적 대응이 쉽지 않다. 재난대비 경보에 대한 이해는 물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지인 또한 부족하다.

재해·재난 대처 강국을 자처하는 일본의 경우, 1995년 1월17일 발생한 고베 대지진 참사 당시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외국인은 우왕좌왕하며 많은 희생을 당했다. 이후 일본은 국가 재난시스템을 재정비하였고 다국어로 재난안전 매뉴얼을 제작하여 시청, 구청 등에 비치함으로써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캐나다 오타와의 한 대학교 기말고사 첫 페이지에 25개 언어로 적힌 문장이 있었다. 그중 한글로 ‘행운을 빕니다!’라는 표기가 있었는데 120명의 수험생 중 한국인은 단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캐나다 철학자 윌 킴리카는 “오래 살 시민을 만들 것인지, 잠시 거주하는 손님을 만들 것인지는 각 사회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주민을 사회 재난안전망 속에 포용하는 것은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이에 정부는 방관하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에 외국인 주민에 대하여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신종 감염병을 포함한 기반재난과 자연재난으로부터 배제되지 않으며, 보편적 인권을 바탕으로 국민과 동등하게 안전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사회 재난안전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서광석 인하대 교수·이민다문화정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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