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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2000명 보살펴온 이종락 목사 부부 근황…“아내, 극심한 우울증·치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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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27 15:07:23 수정 : 2022-12-27 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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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정병옥 여사, 증세 악화돼 병원 입원해 치료 중

3년 전엔 중증 장애·암 앓던 아들 떠나보내기도

이 목사 “젊은 시절 음주로 가족 등한시하고 삶 망가져…아내 덕에 정신 차려 신학 공부”

“아내 퇴원하면 가족에 헌신할 것” 다짐도
13년간 버려진 아기 2034명을 보살펴온 이종락 목사와 아내 정병옥 여사.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캡처

 

13년간 버려진 아기 2034명을 보살펴와 화재가 됐던 이종락(68) 목사 부부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562회에서는 여전히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며 부인 정병옥 여사를 기다리는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서울 관악구) 목사의 모습이 담겨졌다.

 

베이비 박스는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장소를 뜻하며, 2009년 이 목사가 교회 담벼락에 처음 설치한 것이다. 이후 이 목사 부부는 박스에 담긴 아기를 거둬 육아에 힘써왔다.

 

이 목사 부부가 지난 13년간 맡아 키워온 버려진 아기는 2034명에 달한다.

 

이 목사가 귀가한 뒤, 부인 정 여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정 여사는 “의사에게 내일 퇴원시켜 달라고 하겠다”라며 “당신은 당신 자신만 헤아린다. 나를 부려먹기만 해놓고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한다고” 등의 말을 하며 이 목사를 힐난했다.

 

이 목사는 “아내가 극한 우울증과 치매를 앓고 있다. 희귀병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의 증세에 대해 “꿈을 꾸거나 자신이 생각한 것을 현실로 믿는 것”이라며 “남들 보기에는 거짓말이다. 그런데 자기는 진심인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아내가 힘든 시기를 겪게끔 했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

 

그는 “술이 문제였다. (음주시) 회사에서 기물을 파손하거나 동료들과 다투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해고되기 일수였다”며 “남편 역할도, 아버지 역할도 못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그러던 어느 날 힘들어하면서도 언제나 옆에서 함께해주는 아내를 보고 정신을 차려 뒤늦게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정 여사는 분식당을 운영하며 남편의 뒷바라지와 자녀의 학업 등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목사가 베이비 박스 봉사를 시작한 뒤에도 “주님의 뜻이라면 해야 한다”며 동참했다.

 

그러던 정 여사는 3년 전 중증 뇌병변 장애와 암을 앓던 아들 은만군이 사망하고(당시 32세),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던 선의를 의심받는 등 억울한 일을 겪으며 건강이 악화됐다.

 

이 목사의 뜻을 이어받아 자택에서 아이 4명을 돌보는 딸 이지영씨는 “엄마는 서운한 것, 힘든 것들을 내색 못하던 것들로 인해 병이 온 것 같다”며 “예전에는 아빠를 많이 원망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빠의 마음도, 엄마도 이해가 된다. 두 분 모두 삶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바친 거라 딸로서 속상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 여사를 면회온 이 목사와 딸 지영씨(오른쪽).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캡처

 

정 여사를 면회하고 병원을 나선 이 목사는 지난날 가족들을 소홀히 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아내가 건강해지면 같이 손잡고 다니며 운동도 하고, 드라이브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싶다”고 기원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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