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전교조 해직 교사 등을 부당 채용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직권남용,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직을 잃게 된다. 조 교육감 임기는 2026년 6월까지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교육할 책무가 있는 교육감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했다니 개탄할 노릇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7, 8월 전교조 서울지부로부터 전교조 출신 4명을 포함해 총 5명의 해직 교사 특별 채용을 요구받았다. 결국 5명은 특별 채용됐고, 이들 중 한 명은 2018년 6월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가 조 교육감과 단일화했다. 다른 1명도 2014년, 2018년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당시 부교육감과 국·과장 등이 특혜 논란을 우려해 반대하자 조 교육감은 단독으로 특별 채용을 결재했고, 특채 심사위원회를 친분 있는 이들로 구성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한다. 특별 채용 절차는 공개경쟁을 가장한 것에 불과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이 권한을 남용해 교원 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처음 조 교육감을 고발한 감사원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특채된 5명은 2008년 교육감 선거와 2002년 대선 때 선거법을 위반해 해직됐다. 전교조는 “이들이 교육 민주화와 정치적 기본권 때문에 해직됐다”고 주장했으나 교원 신분으로 현행법을 위반한 인사들을 국공립 교단에 다시 세운 것부터 잘못됐다. 그런데도 조 교육감은 반성은커녕 “해고자들을 더 폭넓게 품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 복직 결정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니 후안무치다.
교원 채용에서 공정의 가치가 무너지면서 수년째 임용고시를 준비해 온 교사 지망생들은 취업 기회를 박탈당했다. 서울시민은 학생들을 바르게 교육하라고 조 교육감에게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일 뿐, 특정 세력에 특혜를 주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다. 2년 이내 조 교육감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다면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법원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조 교육감 역시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자신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서울 교육수장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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