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연료’ 등유는 37.7% 올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 등의 연료 물가가 1년 새 30% 넘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등유는 40% 가까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연료 물가를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료가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지난해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지난해 10∼12월과 같은 34.0%였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래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양상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도 지난해 4·5·7·10월에 인상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민 연료’ 등유는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난달 강력 한파가 닥쳤던 만큼, 서민들의 실제 연료 물가 부담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필수 생계비로 꼽히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돼 체감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소상공인 등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의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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