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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 탄핵” “분당” 운운 與 경선, 민망한 싸움 당장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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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13 23:39:58 수정 : 2023-02-13 2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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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10일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당 대표 본경선에 올랐다. 이들은 어제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며 지지세 확보에 진력했다. 그런데 본경선이 시작되자마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분당(分黨)’ 같은 말이 공공연히 튀어나오는 등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다. 당원과 국민에 대한 사실상의 겁박인 탄핵 발언은 지나쳤고 부적절했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한 강연회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당이 깨질 수 있다. 차마 입에 올리기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했다. ‘차기 대선주자’인 안 후보가 대표에 당선될 경우 여당 내 반윤 세력이 확장돼 탄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지붕 안의 경쟁 후보에게 이 같은 ‘역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금도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에 발끈한 안 후보는 어제 제주에서 김 후보에 대해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후보는 “(안 후보가)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는 식으로 곡해했다”고 군색한 변명을 내놨다.

김 후보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윤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후보다. 그런 김 후보가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지난해 11월 4주차 이후 11주 만에 다시 60%대로 올라서는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이다. 당권을 놓고 이전투구를 계속하는 여당의 행태가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친윤계 현직 의원들이 줄줄이 탈락한 것을 보면 당심마저 흔들리는 게 아닌가 싶다.

어제는 친윤 진영이 당협·지역별로 표 단속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새로운 논란이 벌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친윤 진영에서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선거 작전 문자를 보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고, 이에 친윤 진영은 조작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예비경선에 이어 본경선마저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면 내년 총선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당권 주자들은 당장 민망한 싸움을 중단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집권당 대표를 뽑는 선거답게 품격과 비전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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