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 친구에게 여행 경비를 과하게 정산했다는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1인 방콕 여행 경비가 170만원인 것이 정상이냐’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그는 고등학교 동창인 B씨(남성)와 근무지가 가까워진 5년 전부터 다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비교적 여유 있는 집안의 B씨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영어가 유창했다. 아울러 그는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악착같은 면도 있었는데, 여성과 첫 만남을 가질 때도 ‘오늘은 내가 계산했으니 다음에는 당신이 내라’고 직접 말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해지기 이전인 2020년 태국 여행을 준비했고, 1인 왕복 비용 45만원 상당의 항공권 발권은 B씨가 처리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악화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자, B씨는 A씨에게 ‘외항사라 환불이 안된다더라’며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했고,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지나갔다.
그 뒤 지난해 6월 B씨는 A씨에게 다시 태국 여행을 제안했다. 2년 전 여행을 준비하던 때의 기억 때문에 A씨는 이번에는 자신의 항공권을 직접 결제했다. 하지만 여행 경비의 총무는 B씨가 맡았다.
방콕에 도착한 A씨는 3박5일간 힘든 여정을 보냈다. 수많은 시간을 걷는 데에 보내는 한편, 여행 기간 동안 먹은 현지 음식은 2끼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팟타이와 프렌차이즈 피자, 짬뽕 등으로 채워졌다. B씨가 예약한 숙소들 역시 A씨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첫 태국 여행을 한 것으로 만족했다.
귀국 후 B씨는 A씨에게 여행 경비로 120만원의 송금을 요청했다. A씨가 정확한 금액을 묻자 B씨는 111만원 정도라고 답했다.
A씨는 사정이 있어 분할해 보내주겠다고 얘기했지만, B씨는 60만원씩 나눠서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 말에 A씨는 다소 기분이 상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만원과 61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A씨는 금액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에 B씨에게 정확한 정산 내역을 요청했다.
그런데 B씨는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이러한 대화가 계속 반복되자 기분이 상한 A씨는 B씨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B씨는 농담조의 연락을 계속 해왔고, A씨는 고민 끝에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받지 않은 이유와 정산 내역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B씨는 이 메시지를 읽고서도 답을 하지 않다가, ‘아팠다’는 이유를 대며 다음날 답장을 보냈다. 이 답장에서 B씨는 ‘네가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지만 내역은 보내줄 수 없고, 돈을 돌려줄 생각도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A씨는 화를 참으며 정산 내역을 공개할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B씨는 1개월 동안 메시지를 읽지 않았다.
A씨는 “방콕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3박5일간 170만원을 쓰는게 맞는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사람들은 A씨가 B씨로부터 무기력하게 피해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11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는데 내역 없이 송금부터 하다니”, “A씨가 친구 경비까지 다 낸 것”, “국내의 어느 저가 항공사를 이용할 때 1년만에 환불을 받은 적 있다. 친구가 항공료를 가진 것”, “친구가 아니라 사기꾼이다” 등의 댓글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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