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당시 정시서 ‘수능 100%’로 신입생 선발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정모씨의 고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정씨가 현재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학폭 기록이 적시돼 있는데 어떻게 진학을 한 것이냐”는 의문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 변호사는 “정시 전형으로 합격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아들 정씨는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며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달 동안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정 변호사는 아들의 전학을 막기 위해 각종 법적 대응을 취하고 피해자 쪽과 합의를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변호사는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전학을 취소해달라고 재심과 행정소송,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모두 기각했고, 정씨는 2019년 2월 전학 조치됐다. 이듬해 정군은 서울대에 입학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정씨가 어떻게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다. 서울대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도 ‘아빠 찬스로 온 것 아니겠느냐’, ‘학폭 기록이 없다 해도 계속 재학이 가능한 것이냐’ 등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 같은 의구심이 제기되자 정 변호사는 “아들은 정시 전형으로 합격했다”며 “강제전학을 갔기 때문에 (학폭 결과를 반영하는) 수시로 대학에 갈 수 없었다”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정씨가 응시했던 서울대 정시 전형은 학폭 결과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씨가 서울대에 입학한 연도인 ‘202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보면, 사범대 체육교육과를 제외하고 모든 모집 단위에서 ‘수능 100%’로 신입생 선발했다. 다만 정씨처럼 학내·외 징계를 받은 경우 ‘확인하기 위해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감점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기재돼있다.
정씨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감점 요소로 반영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감점이 됐더라도 수능 점수가 합격 커트라인보다 높았을 경우 당락에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5년 전 이미 보도된 정씨의 학폭 관련 내용을 보면, 정씨는 피해 학생에게 “좌파 빨갱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 등 지속적인 폭언을 했다. 또 평소 친구들에게는 당시 고위 검사였던 정 변호사에 대해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판결문에는 그동안 함께 학교를 다닌 피해 학생이 정씨와 마주칠 때마다 극심한 불안 등 트라우마 증상을 보였으며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실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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