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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열차사고 원인은 ‘역장 선로지시 오판’

입력 : 2023-03-02 19:27:01 수정 : 2023-03-02 22: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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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 “지금 출발” 물음에 승낙
檢, 과실치사상 혐의 기소 방침
사고 3일째 사망자 수 43명 집계

12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그리스 라리사주 열차 사고의 원인이 역장의 잘못된 선로 변경 지시 때문으로 밝혀지며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국영방송 EPT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라리사 역장과 여객열차 기관사의 교신 내용을 보면 역장은 “빨간색 출구 신호등을 지나 새로운 포로스(지역 이름) 입구 신호등으로 가라”고 지시한다. 기관사가 재차 “지금 출발하나요”라고 묻자 역장은 두 차례나 “출발하세요”라고 말하며 마지막에는 “행운을 빈다”라는 인사까지 덧붙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 그리스 테사리아주 라리사 인근 템피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현장에서 소방관과 구조대가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로 인해 아테네에서 북부의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상행선의 여객열차가 화물열차가 마주 오고 있는 하행선에 접어들었고, 결국 정면충돌이 발생했다고 EPT는 설명했다.

 

경찰 조사 초기 자신의 실수를 부인했던 역장은 선로 변경 시스템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후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라리사주 검사는 역장을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이다.

 

그리스 철도노조는 역장의 지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후 설비도 사고 원인 중 하나라며 이날 하루 24시간의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직원 증원, 전문 교육 강화, 안전기술의 현대화를 오랫동안 요구해 왔지만 요청서는 항상 휴지통에 버려졌다”고 비판했다. 일반 시민들도 “예견된 참사”였다며 시스템 개선과 인력 충원에 소홀했던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은 “억울한 죽음을 추모하고 책임지겠다는 최소한의 표시”라며 사고 발생 몇 시간 만에 사임했고, 그리스 정부는 3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사고 3일째인 이날도 구조와 수색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사망자 수는 43명으로 집계됐으나 부서진 열차 잔해들을 중장비로 들어 올릴 때마다 토막 난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EPT는 전했다. 시신 훼손이 심각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식 절차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5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6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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