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독감 바이러스 흡수·제거'…국내 연구진 입증

임업진흥원·건국대, 감염병 예방에 식물 활용 가능성 제시
“전자비료 활용, 자연과 유사환경 조성시 흡수 능력 2배↑”

전자비료를 활용한 실내식물의 바이러스 흡착 모식도. 사진=임업진흥원 제공

집안에 식물을 두면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의 인기가 많은 식물이 있다. 

이처럼 식물이 독감 바이러스를 흡수 및 제거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 흡수 능력은 식물을 지면과 전기적으로 연결(전자비료)해 자연과 유사환경을 조성했을 때 2배가량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사철나무, 스킨답서스 등의 식물이 독감 바이러스를 흡수‧제거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업진흥원과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식물의 고성능 오염물질 제거 기술 개발을 목표로 수행한 ‘전자비료 적용 도시숲 활성화를 통한 대기 중 악성오염물질 제거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건국대 김형주 교수팀은 식물의 병원성 바이러스 제거 기능을 확인키 위해 폴리에틸렌백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용액을 넣고 그 안에 식물의 잎을 72시간 동안 담근 후 바이러스 유무를 검사했다.

검사 결과, 식물 20종 중 사철나무와 스킨답서스 등 10종의 잎을 담갔던 용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이 같은 바이러스 흡수 능력은 식물을 지면과 전기적으로 연결(전자비료)해 자연과 유사환경을 조성했을 때 2배가량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식물을 이용한 병원성 바이러스의 제거를 관찰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 제거 효과도 확인할 예정이다. 에어로졸 상태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입증되면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예방에 살아있는 식물을 활용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김형주 교수는 “우리 주변에 숲과 나무를 가꾸는 또 다른 이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고, 임업진흥원 이강오 원장은 “감염병 예방에 식물을 활용할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산림과학기술 연구지원 및 성과확산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식물 신호와 행동’(Plant Signaling & Behavior) 2023년 18권 1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림기반 사회문제해결 실증기술개발(R&D) 사업을 추진 중인 산림청과 임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박은혜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