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사장 “누가 들이대 모른다 해”
檢 “투표 기권 유도…‘회유’ 정황도”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아들에게 “후보는 써 주는 대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해명하며 달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사건 2차 공판에선 이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 사장이 지난해 1∼2월쯤 김씨 아들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대화한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김씨 아들은 이 전 사장에게 “(이 대표는 아버지와) 호주 출장도 갔고 골프도 쳤는데 왜 (아버지를) 모르신다 했냐, 왜 기억을 못 하냐”며 “실수했다, 매우 서운하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 전 사장은 “후보는 써 주는 대로 연기하는 배우”라면서 “누가 확 들이대니까 (기억이) ‘블랙아웃’(대정전) 돼 모른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사장은 김씨 아들에게 “(대선에서) 누구를 뽑을 거냐, 기권?”이라면서 “도와줄래요?”라고도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사장이 김씨 아들의 기권을 유도했다”며 “(‘도와줄래’는) 회유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통화 내역 조회를 통해 이 전 사장이 김씨 아들과 전화하고 만나기 전에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나 김현지 보좌관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 사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 뒤 경기아트센터 사장을 지냈다가 지난해 1월 대선을 앞두고 사임해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하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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