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아들을 사흘 동안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친모가 당시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남겨두고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여성은 "돈 벌러 나갔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지만, 당시 남자친구를 만나 식당에서 술을 마시거나 함께 외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A(24)씨는 2021년 5월 남편과의 사이에서 B(2)군을 출산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가정불화를 이유로 남편이 집을 나가자 그때부터 A씨는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생후 9개월이던 B군을 홀로 양육해 왔다.
A씨는 지난해 1월31일 오후 PC방에서 50분간 게임을 하며 B군을 집에 방치했다. 5월에는 밤 10시께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7시간 넘게 PC방에 머물며 처음 외박했다. 10월에는 9시간 넘게 B군을 집에 방치한 채 PC에서 밤을 새웠다.
지난해 11월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면서 A씨의 외출과 외박은 더 잦아졌다. 남자친구와 강원 속초시로 여행을 가거나 숙박업소 등지에 함께 투숙하느라 12시간 넘게 B군을 방치한 것만 17차례로 조사됐다.
올해 1월1일에는 오후 7시께 집을 나와 다음날 오후 4시께 귀가한 뒤 3시간 만에 다시 집을 나와 또 외박했다.
B군이 숨진 채 발견되기 사흘 전인 지난 1월30일 오후 1시께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두고 다른 음식이나 물은 전혀 제공하지 않은 채 집을 나왔다.
수사 초 A씨는 "일을 도와달라는 지인의 말에 돈을 벌기 위해 검단오류역 인근으로 돈을 벌러 가게 됐다"면서 "집을 장기간 비울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자친구를 만나 식당에서 술을 마시거나 숙박업소에서 투숙한 뒤 2월2일 새벽 2시35분께 귀가했다.
상습적인 유기 및 방임으로 극심한 발육부진과 영양결핍 상태였던 B군은 홀로 60시간 넘게 방치되다가 탈수 등이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해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검찰은 A씨가 지난 1년 간 60회에 걸쳐 총 544시간 동안 상습적으로 B군을 집에 홀로 방임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7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당초 경찰은 A씨가 B군이 사망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했다고 판단해 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상습적으로 아이를 방임한 추가 학대 정황이 확인되자 살해죄로 죄명을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의 첫 재판은 다음달 18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A씨는 구속기소된 이후 법원에 한번도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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