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조상의 땅에서 출마 결심 굳힌 바이든 "발표 머지않았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4-15 13:46:13 수정 : 2023-04-15 13:46:1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아일랜드 방문 마치며 취재진에 "재선 도전 곧 선언"
"나는 美 역사상 가장 경험 많은 대통령" 경륜 강조

“계산은 이미 끝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의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과거 조상이 살았던 곳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은 이번 여행을 통해 2024년 대선 출마 결심을 완전히 굳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기소되며 주춤하는 사이 신속히 재선 및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방문을 마친 14일(현지시간) 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환송객들한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 방문 마지막날인 14일(현지시간) 오후 귀국을 위해 전용기 에아포스원에 탑승하기 직전 취재진과 짧은 문답을 나눴다. 한 기자가 “2024년 대선 계획을 언제 발표할 것이냐. 지난 며칠 사이 계산이 좀 바뀌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하게 “아니다”(No)란 말을 3번 반복한 뒤 “계산은 이미 끝났다”고 답했다. 대선 재출마 선언을 언제 할지 진작에 결심을 굳혔다는 뜻이다.

 

그는 “비교적 일찍(relatively soon) 대선 출마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낙관론이 한층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조상의 삶의 터전이자 자신의 정체성의 근원에 해당하는 아일랜드에 머무는 동안 자신감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럼 결심은 이미 섰고 발표만 남은 건가”라는 기자의 물음에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내 계획은 다시 출마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 연임을 노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이며 그 공식 발표도 임박했다는 뉘앙스다.

 

아일랜드계 이민자의 후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상의 고향인 아일랜드 서부 메이요주(州)를 방문한 1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아일랜드 국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든 채 열광적인 환영을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 서부 메이요주(州) 발리나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조상이 19세기 중반 아일랜드를 덮친 지독한 흉년을 피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떠나기 전 살았던 장소다.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행한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조상이 발리나 마을의 벽돌공장에서 일했다고 소개했다. 그때 만든 벽돌이 사용된 성당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으며, 직접 손으로 성당의 벽돌들을 만져봤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일 무거운 벽돌을 만들어 옮긴 저희 조상의 삶은 오늘의 아일랜드, 그리고 미국을 만든 노동자의 땀을 상징한다”며 “지금은 우리의 아이와 손자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의 기초를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가 함께 뭉치고 우리 가치관을 고수한다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라 낙관한다”고도 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또 누구를 위해 대통령이 되었으며 왜 앞으로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여기는지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보다 더 경험이 많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SNS 캡처

일각에선 전임 대통령이자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곤경에 처한 틈을 타 바이든 대통령이 신속히 출마 선언을 하는 게 정치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연방검찰이 트럼프를 범죄 혐의로 기소한 직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속으로 한때 지지율이 치솟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도층을 중심으로 ‘트럼프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반발 심리가 확산하며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과 맥을 같이한다. 바로 이럴 때 바이든 대통령이 ‘검증되고 안정된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하고 나선다면 ‘트럼프 거품’은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듯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 가지 약점은 올해 80세의 고령이란 점이다. 연임에 성공해 2029년 1월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퇴직 시점엔 86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아일랜드 의회 연설에서 “저는 미국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그 일에 임한다”며 자신의 경륜을 강조해 나이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에스파 지젤 '반가운 손인사'
  • VVS 지우 '해맑은 미소'
  • 김지연 '청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