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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면직 검토’ 한상혁, 더 이상 버틸 명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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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04 23:45:27 수정 : 2023-05-04 23: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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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0년 3월 19일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재승인 심사에서 점수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면직을 검토 중이다. 방통위 설치운영법에 따르면 방통위원의 신분 보장과 관련해 법률에 적시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면직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 위원장은 중대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변수가 없는 한 다음주 중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통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격화할 전망이다.

한 위원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해온 서울 북부지검은 지난 2일 “TV조선의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한 위원장 주도로 계획적·조직적으로 평가점수를 누설·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 위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 위원장은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이 높은 점수를 받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실제적 행동’을 취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방통위 방송정책국장과 방송지원정책과장 등은 점수를 심사위원장에게 보여주며 점수를 낮추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그 결과 특정항목 점수가 깎여 ‘과락’으로 조정되면서 ‘재승인’이 아닌 ‘조건부 재승인’이 됐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관의 수장이 중대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한 위원장은 7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지만 기소가 이뤄진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게 공직자로서의 도리다. 문재인 정권에 비호의적인 보도를 한 종편을 퇴출시키기 위해 평가점수를 조작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해선 안 될 일이다. 이런데도 자리를 지키겠다고 버티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이며 그 자체가 코미디다.

한 위원장은 그간 국무회의 참석과 대통령 대면 업무보고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고도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번에도 그가 무죄추정 원칙 등을 들어 면직이 부당하다며 소청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조치에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다. 검찰조사에 문제가 없다면 법대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몫으로 방통위원으로 추천된 최민희 전 의원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할 것이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은 사람을 앉혀 방통위를 희화화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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