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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확 달라진 경찰…대법원 앞 '노숙농성' 원천 차단

입력 : 2023-05-26 14:32:09 수정 : 2023-05-26 14: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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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문화제 사전봉쇄, 자리 옮기자 강제해산…참가자 3명 체포
금속노조, 인근 공원으로 밀려나…"경찰 태도 한순간에 돌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노동단체가 1박2일 동안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와 노숙 농성을 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이 원천 봉쇄했다.

건설노조의 서울 도심 '노숙집회' 1주일여 만에 당시 문제가 된 문화제와 노숙 등을 사실상 미신고 불법 집회로 보고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하 공동투쟁)이 지난 25일 대법원 앞에서 열려던 야간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16∼17일 건설노조 집회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6년 만에 집회 해산훈련을 하는 등 강경대응 기조를 연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6일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하 공동투쟁)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대통령실 앞 집회 이후 오후 7시부터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문화제를 열고 텐트를 설치해 밤새 농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대법원 동문 앞에 철제 펜스를 치고 참가자들 접근을 차단한 채 문화제 방송 차량을 견인하며 행사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참가자 3명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합원 등 약 80명은 이후 대법원 동문에서 100m가량 떨어진 서초역 5번 출구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오후 8시를 넘겨 문화제를 시작했으나 곧 경찰이 해산명령을 했다.

경찰은 세 차례 해산명령에도 응하지 않자 오후 9시께 이들을 대법원 정문 맞은편 공원으로 이동시켜 강제로 해산했다.

이들은 공원에서 문화제를 마무리한 뒤 40여명이 남아 텐트 대신 돗자리를 깔고 노숙 농성을 했다. 밤새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하 공동투쟁)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려던 야간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조합원들이 대법원 앞에서 선전전을 하자 "대법원 100m 이내에서 미신고 집회를 하고 있다"며 해산을 요구했다.

공동투쟁은 2021년부터 모두 20차례 대법원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야간 문화제와 노숙 농성을 하고 불법파견 혐의 기업들 재판을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 집시법상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그동안 별도로 신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러나 이번 문화제를 앞두고 "야간 문화제와 노숙농성은 불법으로 규정으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 현장에서 해산 조치하겠다"며 사실상 금지 통보했다.

노숙 농성 참가자 등 60여명은 이날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조치를 비판했다.

김동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경찰은 평화롭게 진행하려던 선전전과 문화제를 원천 봉쇄했다. 경찰의 태도가 한순간에 바뀐 것은 대통령의 한마디 말 때문"이라며 "사용자에게는 그토록 관대한 법 집행이 노동자에게는 왜 이렇게 가혹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하은 활동가는 "불법파견 하청 노동자들은 재작년부터 이 자리에서 스무 차례 노숙농성을 해 왔고 서초경찰서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며 "그러나 어제 경찰은 대통령과 경찰청장의 말을 법과 판례 삼아 불법적으로 시위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건설노조 집회를 언급하며 "경찰과 관계 공무원들은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전국 경찰 경비대에 보낸 서한문을 통해 기존의 집회 대응에 관대한 측면이 있었다며 강력한 집회 단속을 예고했다.

금속노조는 "대법원 앞 문화제는 예술·오락에 관한 집회로 집시법상 신고 의무가 없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문화제가 아닌 집회라 하더라도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해 해산명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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