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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친구들 만나 K팝·김치 등 한국에 대해 알려줄래요”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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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3 16:00:00 수정 : 2023-06-03 13: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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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두 달 앞으로… 참가 준비 한창 이주연 대원의 부푼 꿈

2022년부터 본격적 사전 훈련
“2년 전 중1 때 잼버리 팸플릿 접해
스카우트 가입 후 야영 등 훈련
이번 주말 새만금서 텐트 치고 활동
스카우트 활동 통해 자립심 키워”

“12일간 함께 보낼 생각에 설레”
150여國 청소년 4만3000명 모여
8월 1일∼12일까지 축제 한마당
“피지서 온 친구도 만날 수 있어
한국 음식 직접 만들어주고 싶어”

조직위, 안전대책 마련에 총력

최근 큰 비로 곳곳 물웅덩이 생겨
배수로 설치·방조제 수위 조정 나서
해충·안전사고·인파 관리도 만전

“다른 나라 친구를 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잼버리에 스카우트 종주국인 영국은 물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심지어 (남태평양) 피지에서도 온다는데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피지 친구를 만날 기회는 거의 없잖아요? 세계 각국 친구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K팝과 김치, 학교생활 등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줄 거예요.”

오는 8월 1∼12일 전북 부안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하는 전주 근영중학교 이주연(15) 학생은 세계 각국 또래 청소년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세계 각지 청소년(만 14∼17세) 대원들의 우애와 문화 교류 등을 위해 4년마다 개최하는 야영 축제다.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이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청소년 국제행사로, 새만금 잼버리에는 150여개국 4만3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주연 한국스카우트연맹 대원(왼쪽)이 같은 지역대 대원들과 함께 텐트를 설치한 뒤 삼지례를 하고 있다. 이주연 양 가족 제공

주연이는 사실 잼버리에 참가하고 싶어 한국스카우트연맹에 가입했다. 중학교 1학년 때인 2021년 가족과 부안에 캠핑을 왔다가 새만금 잼버리 관련 팸플릿을 보게 됐다. 어릴 적부터 산이나 물, 야영 활동을 워낙 좋아한 데다 ‘남의 힘을 빌리지 않습니다’, ‘날마다 착한 일을 합니다’ 등 스카우트 규율이 와닿았다. 지난달 30일 전주 한 카페에서 만난 주연이는 “삼지경례나 유니폼도 멋졌지만 무엇보다 스카우트 활동을 오래 하다 보면 자립심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쑥스러워했다.

스카우트 가입 이후 한 달에 1, 2회 정도 1박2일 캠핑과 지리산 하이킹, 수영·잠수, 연탄나눔활동 등을 해오던 주연이는 지난해부터 잼버리 참가를 위한 본격적인 사전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 2∼3일엔 잼버리 야영지인 새만금 일대에서 직접 텐트를 치고, 음식을 하고, 다양한 영내 프로그램을 체험한다고 했다. 주연이는 “야영지가 여의도 면적의 3배(8.84㎢·267만평)라는데 너무 넓고 길어(동서 가장 긴 곳은 5.3㎞) 놀라웠다”며 “처음 보는 친구들과 힘을 합쳐 텐트를 치고, 서로 도와가며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고,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주연이는 전북 지역대 대원들과 함께하는 사전훈련도 즐겁지만 두 달쯤 뒤 국내 다른 지역대 3000여명과 해외 약 4만명의 스카우트 대원·지도자·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2일을 보내게 돼 더없이 설렌다고 했다. 그는 “사전훈련 때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음식과 제품) 등 다른나라 문화 이해 및 존중 교육을 받았다”며 “피지에서 온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 나라 자랑거리나 특색 같은 것에 대해 물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잼버리 캠프생활은 통상적으로 패트롤(반) 단위로 개인이 아닌 10명(대원 9명, 지도자 1명)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대원 2인이 같은 텐트를 사용한다. 웬만하면 다른 국적의 대원들로 패트롤을 구성한다고 한다. 4개 패트롤이 모여 1개 유닛(40명)을, 50개 유닛이 모여 1개 서브캠프(2000명)를, 5개 서브캠프가 모여 1개 허브(1만명)를 구성한다. 새만금잼버리의 경우 4개 허브와 1개 스태프허브로 구성된다.

주연이는 아이돌그룹 중에선 몬스터엑스를 가장 좋아하지만 다른 나라 대원들이 BTS나 블랙핑크 등에 더 관심이 많을 것 같아 이들에 대한 정보도 모으는 중이다. 잼버리 동안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등 K드라마·영화 추천은 물론 김치 같은 K푸드를 직접 만들어주고 싶다는 주연이는 김치 담그는 게 불가능해 떡볶이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 과다한 입시경쟁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되면 어떻게 답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주연이는 “‘한국 사람으로 태어나다 보니 공부하는 게 엄청 힘들지는 않다’고 얘기하겠다”며 웃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짓궂게 중3으로서 다른 친구들은 고입 준비에 여념이 없을 텐데 잼버리 참가나 스카우트 활동으로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불안감은 없는지를 물었다. 주연이는 “주말에 사전훈련을 한다치면 주말에 해야 할 공부를 평일 동안 나눠 하면 된다”며 “(스카우트 활동이 많든, 적든) 성적은 비슷하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주연이가 스카우트에 가입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 이덕우(48)씨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다른 것(공부)을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지금까지 주연이의 내신 등급은 올(ALL) ‘A’이다.

주연이에게 스카우트 활동은 어떤 의미일까. 주연이는 스카우트 활동을 하면서 진중함과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어떤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때로는 내가 도와주면서 해결방법을 찾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덩달아 자립적인 사람으로 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리산 하이킹을 갔을 때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애초 목표인 천왕봉 정상까진 못 가고 도중 쉼터에서 발걸음을 돌렸지만 인내와 끈기를 배웠고,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머리에 담았으며, 함께 보조를 맞춰준 친구를 사귀었다.

주연이는 이번 새만금잼버리 참가가 더 큰 배움의 장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2일간 밖에서 생활한다는 게 웬만한 마음의 준비가 없으면 도전하기가 쉽진 않아요. 그런데 스카우트 활동을 하다 보니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늘 뭔가 남는 게 있더라고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앞으로 제 꿈인데요, 이번 잼버리에서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사귀게 되면 정신의학 전문의에 필요한 소양과 지식, 태도는 물론 빠방한 글로벌 인맥까지 갖출 수 있지 않을까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새만금 영지 내 설치된 텐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 제공

◆폭염 피할 7m ‘덩굴터널’ 50개 만들고 폭우 등 대비 실내 대피소 341곳 운영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 잼버리)는 한여름인 8월 새만금매립지에서 열린다.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덥고 비가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 예보다. 새만금 잼버리가 4만3000여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12일간 폭염·폭우·해충에 취약한 매립지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2일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어린이날(5일)과 부처님오신날(27일) 연휴 기간에는 부안지역에 내린 큰비로 잼버리 야영지 곳곳에 발이 무릎 깊이까지 빠지는 물웅덩이가 생겼다. 잼버리 부지는 애초 간척지에다 흙과 모래를 채워 농지 목적으로 조성된 탓에 저수지처럼 한 번 물이 들어차면 빠지기가 쉽지 않다.

 

조직위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전북도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장마가 시작되는 다음달 이전까지 배수로 설치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농어촌공사는 이달 안으로 외곽배수로를 정비하고, 다음달까지 새만금방조제 수위를 야영지보다 2m 더 낮게 조정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이달 내로 야영지 내부배수로를 설치 완료하고 잼버리 기간에는 간이펌프장 등 강제 배수시설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폭염 등 자연재난과 감염병, 안전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마련된 상태다. 야영지 곳곳에는 폭염을 피할 수 있는 7.4m 길이의 ‘덩굴터널’ 50개가 설치되며 인접 시·군에는 갑작스러운 폭우나 태풍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실내 대피소 341개소가 지정·운영된다.

잼버리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해 야영지 내에 잼버리병원(중증) 1곳과 허브클리닉(경증) 5곳, 응급의료소, 리스닝이어(정신과상담) 4개소를 운영한다. 또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협업진료·최종치료를 위해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 전주병원, 예수병원 5개 종합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모기 등 해충 방제를 위해 잼버리 행사 전에 유충제를 살포하고, 야영지 인접지역까지 포함해 드론방제나 연막방제를 실시한다.

 

또한 8월 2일 개영식과 6일 K팝 콘서트, 11일 폐영식 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행사장 내 완충공간을 확보하고 운영요원 500여명을 주요 지점에 배치할 예정이다. 안전교육을 이수한 성인 스카우트 대원들을 ‘세버미보안관’으로 위촉하고 경찰력 지원을 통해 야영지 내·외 치안·질서 유지 활동을 벌인다. 전북소방본부는 하루 58명, 장비 11대의 잼버리소방서를 운영하고 하루 3개조 24명씩 순찰하는 의용소방대 안전순찰대도 둔다.

 

조직위 공동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새만금잼버리가 ‘안전한 잼버리’가 될 수 있도록 다중인파관리·자연재난·해충방제 대책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마련해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부안=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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