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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어린이전문병원은 왜 휴일 진료 중단을 선언했나 [오늘의 보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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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2 11:00:00 수정 : 2023-06-02 11: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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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어린이병원이자 휴일·야간 진료가 가능한 서울지역 4개 ‘달빛어린이병원’ 중 한 곳인 소화병원이 3일부터 주말·휴일 진료를 잠정중단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이 주된 요인이다.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를 필두로 한 필수의료 분야 공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증처방 중 하나인 수가(의료행위의 대가) 인상과 함께 근본적인 해법으로 거론되는 의사 증원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소화병원 홈페이지 캡처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서울역 인근 용산구 소화병원은 “진료인력 부족 및 병원 환경 개선 공사로 3일부터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토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6시 △일요일·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였는데 이달부터 토요일은 오전진료(오전 8시30분∼낮 12시30분)만 하고 일요일 진료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공휴일인 6일은 기존대로 휴일 진료를 한다.

 

소화병원에 따르면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5명, 내과 전문의는 1명이다. 기존에는 소아과 전문의가 6명이었는데 특수클리닉을 제외한 일반 진료 담당 전문의 3명 중 1명이 퇴사하며 진료 인력이 줄었다. 소화병원을 퇴사한 해당 의사는 서울 한 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화병원은 1946년 서울 태평로에서 ‘소화의원’으로 개원한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이다. 1966년 병원으로 승격하고 1981년 현재 서울역 쪽으로 자리로 옮겨 ‘소화아동병원’으로 확대 개원했다. 1982년 종합병원으로 승격하고 2007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되는 등 성업했다. 하지만 저출생에 따른 환자 감소 등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다가 2015년 종합병원에서 병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이후 진료과목에 내과 등을 추가해 2019년 병원 명칭을 소화병원으로 변경했다.

소화병원은 최근 소아과 진료 대란을 상징하는 ‘오픈런’(영업시간 전부터 대기)이 늘 있는 서울지역 대표 달빛어린이병원이기도 하다. 야간(∼오후 11시)·휴일 진료에 정부가 가산 수가를 주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전국에 38곳, 서울에 4곳(용산·강남·서초·노원구)이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에도 저출생 여파 등으로 경영난과 의료진 부족 현상에 허덕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규언 소화병원장은 “새 전문의를 충원하지 못하면 달빛어린이병원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뉴시스에 “달빛어린이병원의 경우 정부가 일반 소아청소년과 의원보다 수가를 조금 더 얹어줬지만 젊은 의사들이 야간, 휴일 근무를 기피하면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곳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언론과 통화에서 “경증부터 중증 아동 환자가 소화병원에 크게 몰리다보니 전문의들의 육체적·심적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며 “저출산, 낮은 수가, 진료 사고 책임 부담 등이 맞물린 소아청소년과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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