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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태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亞 남성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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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4 10:36:13 수정 : 2023-06-04 14: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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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조수미도 축하…2022년 첼로부문 최하영에 이어 한국 2연패

세계적 클래식 음악 콩쿠르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성악가 바리톤 김태한(23)이 우승했다. 이 콩쿠르에서 1988년 성악 부문이 신설된 후 아시아 출신의 남성 성악가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바리톤 김태한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무대 모습. 브뤼셀=연합뉴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갈무리

김태한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콘서트홀 보자르에서 폐막한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수상자 발표에서 1위로 호명됐다. 18∼33세 성악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콩쿠르에는 전 세계 412명 성악가가 지원했으며, 예선 영상 심사를 통해 한국인 18명 등 6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해 전날 오후까지 이어진 결선에는 모두 12명이 진출했다. 이 중 남성은 3명이었는데 결선 진출자 최연소인 김태한을 비롯해 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1), 베이스 정인호(32)까지 모두 한국인이었다. 콩쿠르에선 남녀와 음역을 구분하지 않고 최고를 가렸다. 김태한의 우승으로 한국은 지난해 첼로 부문으로 열린 같은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자를 배출했다. 김태한은 1위 상금 2만5000유로(약 3500만원)를 받는다.

 

2위는 콘트랄토 자스민 화이트(미국·30), 3위는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그린할(러시아-독일·29), 4위는 메조 소프라노 플로리안 하슬러(프랑스·29), 5위는 베이스 정인호(32), 6위는 메조 소프라노 즬리에트 메이(프랑스·23)였다.

 

결선 진출자는 3∼6곡을 부르고, 두 가지 이상 언어 및 오페라 아리아 1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김태한은 결선 무대에서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 모네 교향악단과 협연해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특히 그는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벨기에가 불어권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전달력을 극대화한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리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 노래하는 모습. 뉴스1, 퀸 엘리자베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서 나건용 교수를 사사한 김태한은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비냐스 국제성악콩쿠르와 리카르도 잔도나이 국제성악콩쿠르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김태한은 오는 9월부터 2년간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 활동할 예정이다.

 

벨기에 왕실이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출신 바이올린 거장 외젠 이자이(1858∼1931)를 기리기 위해 1937년 그의 이름을 딴 ‘이자이 콩쿠르’로 출발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부문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세계 2차 대전으로 중단된 후 1951년 벨기에 왕비 엘리자베스 본 비텔스바흐의 후원 아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로 이름이 바뀌어 재개됐다. 바이올린(1951년), 피아노(1952년), 작곡(1953년) 부문이 번갈아 가며 열리다 1988년 성악, 2017년 첼로가 추가됐다. 2012년 이후로 작곡 부문은 개최되지 않고, 바이올린·피아노·성악·첼로 부문이 번갈아 가며 매년 5월 브뤼셀에서 개최되고 있다. 

 

성악 부문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 2014년 소프라노 황수미가 있다. 2012년까지 열린 작곡 부문에서는 2008년 조은화, 2009년 전민제가 1위에 올랐다.

 

바리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소프라노 조수미(뒷줄 오른쪽)가 대견한 표정으로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갈무리.

한편, 올해 대회에선 심사위원장을 포함한 17명 심사위원 중 소프라노 조수미가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은 올해 대회까지 9년 연속 주최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한국인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문화원은 추후 콩쿠르 입상자들을 초청해 갈라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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