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프리즘’은 용산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세계일보 기자들이 지면에 다 담지 못한 이면의 이야기와 내부 소식,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통령실이 이끄는 ‘대한민국호’의 현주소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대목마다 프리즘을 비추겠습니다.
또 주요 정책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소개하며 독자 여러분들이 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저희도 공부하고 알아보며 주요 사안의 역사적 맥락과 법적 근거 등 배경에 대해 ‘친절한 기자들’이 되어 소개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4박6일간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한국 세일즈’에 집중했다. 파리에선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다했고, 하노이에선 우리 기업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영어 프레젠테이션(PT) 연사로 직접 나서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영어 PT를 위해 총회 당일 오전 숙소 1층에 행사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리허설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가수 싸이, 진양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이수인 에누마 대표 등 연사 4명이 모두 모였고, 현장 수행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차례 리허설을 반복하며 PT 완성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막판까지 영문 원고를 직접 다듬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윤 대통령이 PT 당일 최종 리허설을 마치고 발표문 막바지에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Let’s transform our world and navigate toward a better future)’는 영어 문장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PT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윤 대통령은 영어 연설에서 “부산 엑스포는 인류가 당면한 복합 위기에 대응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세계박람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엑스포는 문화 엑스포를 구현할 것”이라며 “모든 나라가 자신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기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박람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0개 이상의 회원국에 역대 최대 규모 참가 지원을 약속한다”고도 했다.
총회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행사 후 기자들에게 “(경연장) 로비에서 BIE 대표 50여명으로부터 평가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한 유럽의 BIE 대표가 ‘당신의 나라 대통령의 PT는 완벽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해 취임 후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순방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방산·헬스케어·식품 등 교역 분야 54건, 첨단산업 등 기술협력 28건, 핵심광물 등 공급망·미래협력 분야에서 29건이 성사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MOU 중 상당히 큰 규모는 인프라 분야로, 기대하기로는 수십억 달러 정도 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는 “그간 전달 받은 현지 은행법인 지점 설치 인허가 등 요청 사항을 오늘 보 반 트엉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전달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이런 일 하라고 있는 것이다”이라며 “기업인 여러분들은 정부 눈치 볼 것 없다. 대한민국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하고 강하게 어필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베트남 국민들과 만난 장면이 담긴 쇼츠 영상(짧은 영상)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영상에서 하노이 국가대학에서 열린 한국어 학습자와의 대화 행사장에 입장하자 학생들은 ‘한국어 재밌어요’, ‘자막 없이 드라마 보고 싶어요’ 등 한국어로 쓴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베트남어로 “신짜오(Xin chao·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학생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한국어가 제1외국어로 채택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서울에서 제가 들었던 얘기가 현실과 다르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여러분의 열기에 보답할 만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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