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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최저임금 ‘동결’ 요구에… 근로자위원 ‘전원 퇴장’

입력 : 2023-06-28 06:00:00 수정 : 2023-06-28 0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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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시한 이틀 앞두고 논의 무산
勞 “재추천한 위원장 위촉 거부
정부의 비상식적 노동 탄압” 반발

使, 2024년도 2023년처럼 9620원 제시
노동계와 격차 커 협상 어려울 듯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위한 법정 심의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동결을 요구했다. 앞서 노동계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한 상황에서 노사 간 요구안의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져 향후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구속된 근로자위원의 공석 사태에 반발하며 전원회의 직전 전원 퇴장해 파행을 빚었다.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8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9620원 동결을 제시했다. 앞서 노동계는 올해보다 26.7% 높은 1만2210원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된 만큼 최저임금을 최소 동결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급 주체의 지불 능력과 최저임금법에 있는 4가지 심의 기준을 살펴볼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렵다는 게 저희들 판단”이라며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지켜야 할 단일 임금을 정하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지불 능력이 가장 어려운 업종에 맞춰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을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면 저임금 근로자 상당수는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역설이 초래된다”며 동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임위는 노사가 각각 제시한 요구안의 격차를 줄여 가는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하는데, 노사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원만한 협상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선 구속된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공석에 반발하며 모두발언 직후 근로자위원 8명이 모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한 김 사무처장을 근로자위원에서 직권으로 해촉했다. 한국노총은 김 사무처장 자리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는데, 고용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거부하는 상황이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고용부는 한국노총이 재추천한 김 위원장 위촉을 거부했다”며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규탄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지난 회의에서 고용부의 최저임금위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했다”며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돼야 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전원회의는 노동계가 퇴장한 이후에도 사용자위원 9명과 공익위원 9명이 개의했지만,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노사 간 협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최임위 사무국은 “근로자위원 측에 두 차례에 걸쳐 회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근로자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임위 법정 심의 시한은 29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올해는 첫 전원회의부터 노동계의 공익위원 사퇴 촉구와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 등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심의 후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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