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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니까 그런건데”…산후조리원 대신 ‘모자동실’ 권했다가 평생 욕 먹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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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7-11 14:17:28 수정 : 2023-07-11 15: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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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되지 않음. 클립아트코리아

 

신생아를 산모 곁에서 24시간 돌보는 모자동실(母子同室) 이용을 권유했다가 아내로부터 수년째 원망을 듣고 있다는 남편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모자동실은 신생아를 입원 중에 육아실에 따로 두는 대신 모친 침대 곁의 유아용 침대에서 돌보는 것으로, 출산 직후인 산모가 부담을 느낄 수 있으나 의학적·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A씨는 “평소에 육아에 관심이 많아서 와이프가 임신했을 때부터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러던 중 모자동실에 대해 알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모자동실을 권유한 이유에 대해 “외국 모자동실 비율, 산모의 회복 용이성, 모유 수유 확률 증가, 애착 형성으로 인한 영아 유기율 저하 등 여러 자료들을 보고 와이프한테 출산 때 모자동실을 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A씨 아내는 처음에는 자신이 힘들 것이란 이유로 거절했지만, 거듭되는 A씨의 설득에 결국 산후조리원 대신 병원 내 모자동실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일이 결국 아내에게는 몇 년 째 잊을 수 없는 ‘원망 거리’가 됐다는 것.

 

A씨는 “내가 이렇게 내용 다 알아보고, 나도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같이 모자동실에서 고생했으니까 나중에 와이프가 뿌듯해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정반대였다. 자기는 안 하고 싶었는데 내가 설득을 계속하니까 마지못해 한 거라 한다. 출산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한 게 억울하고 이건 내가 100% 잘못한 거니까 뉘우치고 사과하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내가 백번 사과해야 하는 부분인지, 그 정도로 무조건 잘못한 건지”라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많은 누리꾼들이 A씨가 여러번에 걸쳐 모자동실 이용을 권유한 것은 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내 경우) 와이프가 입덧 심하게 했고 몸도 많이 망가지고 그러더라. (모자동실을) 한번 권유는 할지언정 선택은 와이프 몫으로 남겨 둬야 한다. 임신·출산 전후 기억 평생 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남자가 할 일이 따로 있고 여자가 할 일이 따로 있는데 그 선을 넘어서 코멘트 하면 별로인 것 같다” 등 댓글을 달며 A씨가 사과하는 게 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임신과 출산, 수유는 남자가 아무리 공부해도 여자가 겪어내는 몸의 변화와 정신적 힘듦에서 오는 고통과 아기를 위해 감내해야 하는 수많은 부분을 단 10%도 제대로 알고 공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줘야 하는 부분이고 의도가 어찌 됐든 아내에게 강요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남겼다.

 

반면 A씨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모자동실의 장점들을 읽어보면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로서는 하고싶을 수밖에 없는데 댓글들은 모성애가 없는 건지”, “나는 4살 아이 엄마인데 이런 남편이었으면 적극적으로 모자동실 했을 거다. 공부하는 모습도 좋아 보인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육아정책연구소(KICCE)가 2020년 펴낸 ‘산후조리원 모자동실 인력 및 시설 기준 마련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산모와 신생아가 한 곳에 머무르는 모자동실은 산모의 모유 수유 및 신생아 돌봄 역량 증진, 모아애착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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