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지역에도 연일 물폭탄이 쏟아져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였으나, 우려와 달리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군산에도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집중호우가 지속돼 평균 546㎜, 어청도에는 75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64.8㎜의 비가 내려 강수량 관측을 시작한 1968년 이후 일일 강수량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비 피해도 잇따라 총 450여건이 발생했다. 도로 침수 140건을 비롯해 주택·상가 침수 88건, 토사 유실 84건, 기타 도로파손 등 148건이었다. 농작물도 벼와 논콩 둥 3450㏊가 침수됐다. 이 중 192건에 대해 긴급 조처하고 258건을 임시 조치하는 등 발 빠른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에도 다행히 인명피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비결은 도시 전역의 침수 예방을 위해 10년 넘게 추진 중인 도심 침수 예방사업과 매년 되풀이되는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한 우수관 정비, 전 공무원에 대한 비상근무 등 군산시의 발 빠른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군산시는 지형 특성상 저지대로 이뤄져 매년 집중 호우 때마다 곳곳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현상이 반복되자 지난 2012년부터 ‘도심 침수 예방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호우 시 빗물을 일시 저장했다가 사후 방류시키는 저류조를 설치하고 작고 노후한 관로를 대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2020년까지 400억원을 들여 1단계 공사를 마쳤고 현재는 2030년을 목표로 470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군산시는 또 지난해 이맘때 겪은 폭우 피해 이후 하수도 시설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상습 침수지역인 나운동과 문화동, 미룡동 일대 200여 곳의 노면 빗물받이를 가로 0.5m, 세로 1m 크기의 대형으로 교체해 빗물이 잘 빠지도록 했다. 또 인도와 맞닿은 도로 가장자리에는 길이 20m∼30m짜리 대형 수로관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저지대 6㎞ 구간의 우수암거를 준설했다. 이런 사업에는 20억원이 소요됐다. 지난해 폭우 당시 군산에는 이번 집중호우의 절반가량인 256㎜의 비가 쏟아져 상가 침수와 토사유출 등 146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군산시는 이와 함께 지난 13일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다음 날부터 전 직원에 비상근무를 발령하고 산사태 위험지역과 급경사지, 하천, 유수지 등 취약지에 대한 예찰 활동에 나섰다. 또 주택까지 빗물이 불어나거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비탈면 일대 거주 주민에 대해서는 긴급 사전대피를 권고했다.
이로 인한 해당 주민들이 경로당과 주민센터, 친인척 집 등으로 대피해 51세대 92명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11세대 13명은 사후 조처 뒤 귀가했다.
강임준 시장은 “자연재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기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이 중요하다”며 “이번 집중호우가 끝날 때까지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상습 침수 예방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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