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의 불볕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최 측의 준비 소홀과 운영 미숙을 꼬집는 목소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해외 누리꾼 사이에서 이번 잼버리가 조롱거리로 전락할 조짐마저 보인다.
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물에 잠긴 잼버리 현장 야영장을 풍자하는 ‘밈’(meme)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관련 밈을 갈무리하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날까지 140여 개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이 가운데 무인도 탈출기를 다룬 영화 ‘캐스트 어웨이’ 주인공이 새만금 야영장 팔레트 위에서 표류하는 것처럼 합성한 이미지가 16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야영장 배수시설 미비를 꼬집는 게시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는 소녀와 그를 쫓는 거대한 고릴라 사진에 각각 ‘잼버리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물’이라는 멘트를 넣은 사진이 활발하게 공유되기도 했다.
잼버리 운영위원회의 부실한 운영과 안일한 상황대처를 풍자하는 밈도 다수 생성됐다. 길 위에서 시계를 보거나 주저앉아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남성의 사진에 ‘(야영장)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나의 모습’이라는 멘트를 삽입해 운영위 측의 엉성한 운영을 희화화하거나, “잼버리 스카프를 아직도 받지 못했다” “한국인 스태프들이 영어를 하지 못한다” “휴지와 비누가 부족하다”는 의미를 담은 밈도 다수 만들어졌다. 과자와 젤리, 바나나 한 개 등으로 구성된 잼버리의 부실한 점심 식단을 꼬집는 사진도 1000개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더위에 연일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상황과 관련한 밈도 많았다. 더위에 지친 백골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은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야영장에서 메말라가는 대원을 형상화한 이미지였다. 비오듯 땀을 흘리는 남성의 사진을 통해 ‘기상 직후인 새벽 6시부터 덥다’는 의미를 담은 밈도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물웅덩이에서 창궐한 모기떼와 더러운 화장실 등을 의미하는 밈을 SNS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잼버리는 당초 간접 생산유발효과를 포함해 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부족한 준비와 불볕더위에 참가자들의 안전마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잼버리 온열환자 속출 사태 대응을 위한 예비비 지원을 위해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했다. 예비비 규모는 60억 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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