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민주당·전북도 책임 엄중”
文 겨냥 “5년 허송세월 보내놓고”
野 “역대급 실패” 국정조사 요구
감사원 감사엔 “본질 흐리는 시도”
16일 국회 행안위서 난타전 예고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를 두고 14일에도 여야는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을 이어 갔다. 여야 모두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에 힘쓰자면서도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와 전북도를,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를 ‘주범’으로 몰며 서로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강원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총체적 무능과 실패로 끝난 잼버리’라고 우기면서 책임 전가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세금을 도둑질한 자가 있다면 소속과 지위,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야 마땅하다. 돈을 떼어먹은 자가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해야 할 일은 막대한 예산이 제대로 사용된 것인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아마도 조사에 들어가면 들킬 수밖에 없는 구린 구석이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잼버리를 유치하자고 주장했던 민주당, 잼버리 준비 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날려 버린 문재인정부, 일선에서 예산을 집행하며 조직위 실무를 맡았던 전북도 등 얼핏 상황을 살펴도 관련된 민주당의 책임이 훨씬 더 엄중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방만한 예산 운영으로 정작 대회 준비를 소홀히 해 잼버리를 망칠 뻔한 주범이 누군지를 다 아는데 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냐”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5년 허송세월 보내 놓고 죄책감도 없이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능사인가”라며 “잼버리 핑계 대고 혈세 도둑질한 ‘잼버리 팔이’는 누구인가”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주재로 잼버리 사태 관련 상임위 간사 등과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 정경희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이만희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이용호 의원 등이 참석해 잼버리 부실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를 정쟁화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국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잼버리 파행의) 이유를 분명히 규명하고 잘못을 따져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잼버리 파행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정부·여당 무능론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 사태로 국격이 추락하고 전북도민과 국민의 상실감이 크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여당을 향해선 “최소한 이 정부 들어서 있었던 준비 부족에 대해 인정하기 바란다”며 “그래야 집권 세력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자세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준비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움직임엔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라며 “국민들에게 고통과 실망을 더 안겨 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1특검 4국조’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해병대원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은 특검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및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잼버리 파행 등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단 것이다.
여야는 16일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에서 잼버리 사태 책임 소재를 놓고 본격적으로 맞붙을 전망이다. 1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하는 행안위 전체회의와 25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하는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다.
◆尹 “잼버리 무난히 마무리… 국가브랜드 지켜”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잼버리를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해 준 종교계, 기업, 대학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감사하다”며 “잼버리 대원들을 반갑게 응대해 준 우리 국민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잼버리가 “무난하게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종 잼버리 관련 행사에서 안전을 위해 애쓴 군, 경찰, 소방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수고도 치하했다고 이 대변인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감사 인사 대상으로 대회를 주관한 전북도와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제6호 태풍 카눈으로 피해를 입은 대구 군위군과 강원 고성군 현내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이번 선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합동조사가 2주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신속한 피해 지원을 실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긴급 사전조사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달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충북 충주, 제천 등 7개 시·군 및 전북 군산시 서수면, 경북 상주시 동문동 등 20개 읍·면·동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선포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중대본 피해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선포 기준을 충족할 경우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지난 4월 이상 저온, 서리 등 냉해로 꽃눈 고사 및 착과 불량 등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경북 의성, 청송 등 2개 군과 충북 영동군 양강면, 전남 나주시 금천면 등 15개 읍·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농작물 피해에 따른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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