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했을 때 골프 카트가 여러 대 대기하고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의도 6분의 1 규모의 워싱턴 DC 인근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는 대형 세단 대신 단출한 골프 카트가 주요 이동 수단이다.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서 내린 윤 대통령을 조수석에 태우고 골프 카트를 운전한 것은 한국계 미군 해병 대위였다.
모친이 한국인인 그는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 우리말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영광입니다"라는 인사말을 연습해 윤 대통령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한미 당국자 등에 따르면 한국계 미군을 카트 운전사로 배치한 것은 윤 대통령을 환대하고 예우하려는 미국 측의 특별한 배려였다고 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나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도 한일정상회담 시작 전 윤 대통령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윤 대통령과 헤어지면서도 또다시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사의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 7번째 양자 회담을 거치면서 다져온 정상 간의 친교와 우애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었다고 당국자들은 평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즉흥 안내로 캠프 데이비드의 '안방' 격인 아스펜 별장 내부를 둘러봤다.
두 정상은 별장 곳곳을 둘러보고, 캠프 데이비드가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서서 한동안 각자의 부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어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참모들은 회담 지연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은 귀국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본인 아버지 얘기를 많이 하더라"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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