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군사협력에 도움 될 듯
일본의 2024년 방위비 예산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 7조엔(약 64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같은 증액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한국이 왜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산케이(産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우리 국방부에 해당)은 2024년도 방위비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7조7380억엔(약 70조9000억원)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는 이제껏 최대 규모였던 올해의 6조8219억엔(약 62조5540억원)보다 무려 13.4% 증가한 액수다.
앞서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했다. 적(敵)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이른바 ‘반격 능력’ 보유가 그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오는 2027 회계연도까지 방위비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늘리기로 한 상태다.
일본은 또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약 43조5000억엔(약 400조원)의 방위비를 확보한다는 방침인데, 이는 종전의 1.5배 수준이다.
늘어나는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어디에 쓰일까. 우선 탄약 확보에 9300억엔(약 8조5000억엔), 2018년까지 추진할 이지스 시스템 탑재 군함 건조에 3800억엔(약 3조5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일본은 같은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영국·이탈리아와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함께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도 640억엔(약 5800억원)이 들어간다.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를 통합 지휘할 통합사령부 신설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본에는 통합막료감부(우리 합동참모본부에 해당)가 있고 대장 계급의 통합막료장(우리 합참의장에 해당)도 존재한다. 다만 전쟁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통합막료장이 총리와 방위상에 대한 군사적 자문은 물론 육상·해상·항공자위대 지휘까지 동시에 떠맡는 경우 업무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통합막료감부 산하에 통합사령부를 만들어 통합막료장은 총리와 방위상에 대한 군사적 자문만, 통합사령관은 육상·해상·항공자위대 지휘만 각각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 2022년 10월 구체화했다. 통합사령부는 약 240명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고 3국간 군사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맞서야 하는 한국의 안보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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