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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사막에 ‘물폭탄’ 쏟아져… 축제 즐기던 7만명 고립

, 이슈팀

입력 : 2023-09-04 12:00:00 수정 : 2023-09-04 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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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가 만들어가는 축제? “그래도 즐거워”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1986년부터 매년 8월 말에 열리는 ‘버닝 맨 페스티벌’은 수만명의 참가자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상호 소통하는 예술 축제다. 그런데 축제가 진행 중이던 메마른 사막에 폭우가 내려 참가자 7만명이 진흙탕 속에 고립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리노에서 북쪽으로 약 177㎞ 떨어진 블랙록 사막에 지난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기습적인 폭우가 내렸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버닝맨'(Burning Man)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버닝맨 축제’가 열리던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 지난 1일(현지시간) 폭우가 내려 천막이 무너지고 바닥이 침수된 모습. 연합·로이터

평소 메말랐던 땅이 폭우에 침수되면서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고, 차 바퀴가 진흙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자 주최 측은 안전을 위해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퍼싱 카운티 보안관실은 현장에 7만여 명이 고립돼 있으며, 행사 도중 사망자도 1명 발생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사망자의 신원이나 의심되는 사인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장에서 차량 이동이 불가능 해지자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나왔다는 고생담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 있었던 팝스타 DJ 디플로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과 함께 한 픽업트럭의 짐칸에 타고 있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이 차를 얻어타기 전에 진흙탕을 6마일(9.7㎞)이나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를 잡으려고)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몇 시간 동안 길을 걸었다”며 “아무도 우리가 오늘 밤 쇼를 위해 (워싱턴) DC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역시 이 축제에 다녀온 법학 교수 닐 카티알도 이날 아침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한밤중에 무겁고 미끄러운 진흙탕을 헤치고 6마일을 걸어야 하는 엄청나게 끔찍한 하이킹이었지만, 버닝맨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제는) 화려한 예술과 멋진 음악으로 환상적이었다”며 “결말만 빼고”라고 덧붙였다.

폭우로 진흙탕이 된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 ‘버닝맨 축제’ 현장에 무지개가 뜨자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AFP

축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또 비가 올 수 있다면서 참가자들에게 가능한 한 행사장 내에 머물고 준비해온 음식과 물품 등을 아껴 쓰거나 서로 나눠 써 달라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버닝맨은 서로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이고, 우리는 여기가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오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왔다”며 “우리는 이런 기상 이변에 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버닝맹 축제는 캠핑과 전위적인 문화 공연을 결합한 형식으로 일주일가량 진행되며, 참가자들이 먹을 물과 음식, 필요한 물품을 직접 가져와 자급자족하는 것이 원칙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일부 참가자들은 진흙으로 뒤덮인 채 춤을 추거나 비로 만들어진 웅덩이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등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축제 참가자 테레사 갈레아니는 “솔직히 우리는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부정적이거나 힘든 모습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AP에 말했다.

 

주최 측은 “차들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충분히 마를 때까지 차량 출입 통제를 지속할 것”이라며, 기상 조건이 나아지면 월요일인 4일에는 차량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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