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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前 외교부장 이어… 리상푸 中 국방부장도 ‘실종’

입력 : 2023-09-18 06:00:00 수정 : 2023-09-17 19: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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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가까이 공식 석상서 사라져
부패 혐의 해임되고 조사받는 듯
고위직 잇단 낙마 ‘시진핑 책임론’
“인사 검증 시스템 불안정성 노출”

중국 고위직이 잇따라 납득할 만한 공식 이유 없이 공개석상에서 사라지면서 이들을 임명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장(장관) 낙마에 이어 이번엔 국방부장이 ‘실종’ 상태라 공교롭게도 시 주석 주도 미·중 패권 대결의 핵심 두 축이 나란히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3기 집권을 한 시 주석이 발탁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에 이어 리상푸(李尙福·사진) 국방부장이 20일 가까이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 부장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기조연설 이후 모습을 감췄다. 중국은 지난 7∼8일 베트남 주최로 중국·베트남 국경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례 국방협력회의를 앞두고 리 부장의 실종을 공식화했다. 친 부장 사태 초기 때와 마찬가지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해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리 부장이 군수품 조달사업 책임자였을 당시와 관련된 부패 혐의가 문제가 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리 부장의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중국은 공식적인 발표 없이 요직의 인물을 수시로 낙마시킨다.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감찰위원회는 지난 7월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李玉超) 상장과 로켓군정치위원 쉬중보(徐忠波)를 갑자기 해임했다. 최근엔 중국군 군사법원장 청둥팡(程東方) 소장이 8개월 만에 해임됐다.

고위직의 잇따른 낙마가 시진핑 체제의 판단 능력이나 인사 검증 능력 문제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라일 모리스 연구원은 “중국에는 고위 간부 인사 검증을 하는 대규모 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일은 시 주석에게 당황스러운 상황이고 중국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은 리 부장의 해임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국무부에서 열린 독일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동안 그래 왔듯이 어느 시점에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중국 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완전히 됐다”며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든 상관없이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곧 리 부장의 후임이 정해질 것을 상정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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