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으론 콜린 파월 이후 두 번째
공화 의원, 정책 폐기 요구로 지연
찰스 브라운(61·사진) 미국 합참의장 후보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지 4개월여 만에 상원 인준절차를 통과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브라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83표, 반대 11표로 가결했다. 취임하면 콜린 파월(1989∼1993년)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이다. 미군의 ‘투톱’인 국방장관(로이드 오스틴)과 합참의장이 모두 흑인으로 구성되는 것은 사상 최초다.
지난 5월25일 합참의장으로 지명된 그의 인준이 지연된 것은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토미 터버빌(공화) 의원 한 명의 ‘몽니’ 때문이다. 미 상원 인준 절차는 만장일치 동의가 전통인 데다 군 인사는 인준 대상이 한 해 수백명에 달해 일괄 승인하는 것이 관례인데, 터버빌 의원이 군 장병의 낙태시술을 지원해 주는 국방부의 각종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버티면서 브라운 포함 300여명의 장성 인사가 수개월째 미뤄졌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이번에 터버빌 의원에게 굴복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전례가 만들어진다고 우려해 왔으나, 이날 개별 인준으로 마음을 돌렸다. 현 합참의장 임기가 9월30일까지인 까닭에 상원 관행 고수보다는 안보 공백 방지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원은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 후보자, 에릭 스미스 해병대사령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개별 인준 표결을 할 방침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세 명의 장군과 해당 군 부대, 국방부 전체에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 말도 안 되는 (터버빌의) 억지에 묶인 다른 316명 장성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 공군참모총장, 태평양공군사령관을 지낸 브라운 후보자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85년 학군장교(ROTC)로 임관해 중위 시절인 1987∼1988년 군산공군기지에서 F-16 조종사로 복무했고, 대령 계급장을 달고 2007년 다시 군산으로 돌아와 제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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