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아마추어 야구와 1980년대 프로야구에서 이른바 ‘홈런타자’로 이름을 날린 정현발(1953∼2023) 전 인천재능대학교 감독이 20일 오후 급성 뇌출혈로 별세했다.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 재학 시절이던 1971년 고교야구대회 5관왕을 석권하며 신화의 주역이 됐다. 정 씨는 그해 타율 0.412(85타수 35안타)로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
그 뒤 천보성 등 경북고 동기와 함께 한양대에 진학해 대학 야구 판도를 흔들 정도로 명성을 떨쳤고, 1976년 실업팀 롯데에 들어가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홈런 타자라는 실력과 더불어 잘생긴 외모로도 유명세를 얻었다.
29세였던 1982년에는 프로야구 출범 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1987년 청보 핀토스로 이적한 뒤 그해 103경기에서 홈런 13방을 때려 5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통산 성적으로는 타율 0.260, 46홈런, 187타점을 기록했다.
선수 은퇴 후에는 태평양 돌핀스와 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를 맡았다. 이어 경찰 야구단 타격코치 시절에는 최형우의 포지션을 포수에서 외야수로 바꿔 타격에 전념하도록 지도했다. 그 뒤 2014년부터 2년간 인천재능대 초대 감독을 맡았다.
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었다. 정 씨가 한양대 야구부에서 활약하던 1970년대 초, 야구를 좋아하는 초등·중학생이던 윤 대통령은 한양대 야구부 숙소에 수시로 드나들었고 결국 고인의 사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정씨는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프로야구 개막경기 시구를 했을 때도 경기장에서 만나 환담을 나눴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지현씨와 딸 정효진(KBSN PD)씨, 아들 정승일(개인사업)씨, 사위 김태윤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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