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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이 미접종보다 이득 커… 고령층 ‘3종 세트’ 권장”

입력 : 2023-09-25 07:00:00 수정 : 2023-09-25 07: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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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빈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1년째 유행 독감… 10~11월 접종해야
감염 인한 병원 방문 최대 60% 예방
극한의 통증 대상포진 50대 이상 권고
폐렴구균 백신 2종 모두 맞는 게 좋아”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를 놓고 볼 때 접종할 경우가 접종하지 않는 경우보다 그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접종하도록 권장을 하고 있습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서유빈 교수(대한백신학회 홍보이사)는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일부에서 ‘백신 불신’이 커졌지만, 백신 접종은 질병의 위험을 낮추는 최고의 수단임을 강조했다. 특히 연령 증가에 따라 면역력이 자연 감소하는 고령층에는 더욱 유용하다. 흔히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폐렴사슬알균(폐렴구균) 백신, 그리고 대상포진 백신은 고령층을 위한 백신 ‘3종 세트’로 불린다. 극한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대상포진과 70대 이상 고령층 사망원인 ‘1위’ 폐렴과 연결되는 폐렴구균 및 독감을 예방해 주기 때문에 생명과 ‘삶의 질’ 모두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백신인 셈이다.

서유빈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백신에 부작용은 있지만 전체 인구를 놓고 볼 때 접종할 경우가 접종하지 않은 경우보다 이득이 훨씬 크다”며 ‘백신 불신’으로 위험이 큰 질병 예방에 소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제공

서 교수는 “질환의 중요도를 고려할 때 이 세 가지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권장한다”며 “여기에 추가로 대한감염학회에서 권장하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백신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독감

-독감이 1년째 유행이다. 언제 접종하는 것이 좋나.

“독감 백신의 기대 효과는 6개월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 유행이 보통 11~12월에 시작해 4~5월에 끝나 가능한 10~11월 접종을 권장한다.”

-독감 백신의 효과는.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병원 방문을 40~60%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 감염으로 인한 중환자실 입원을 25%, 사망을 30% 감소시킨다.”

-건강한 젊은층도 독감 백신 필요하나.

“젋은층은 감염에 따른 합병증과 사망이 높지는 않다. 다만, 감염될 경우 영유아,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가족 내 취약군에게 전파 할 수 있기 때문에 취약군이 있는 경우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대상포진

-대상포진 백신은 왜 50세 이상에서 접종을 권고하나.

“어렸을 적 수두를 앓고 나면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잠복하게 된다.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을 따라 바이러스가 염증을 일으키면서 피부로 올라오게 된다. 이것이 대상포진이다. 어렸을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은 면역이 감소하는 나이가 되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역학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50대 때부터 점차 발생이 증가한다. 50대 이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백신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 백신 효과가 점차 감소한다. 너무 일찍 맞으면 정작 중요한 시기에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포진을 이미 앓았더라도 백신 접종이 필요한가.

“대상포진을 앓고 나면 감염병을 이길 수 있는 자연면역력이 증가한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 면역력이 다시 감소하면 대상포진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발 방지 목적으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감염 1년 후 접종이 전략적으로 좋다.”

-대상포진 백신 종류를 설명해 달라.

“대상포진 백신은 크게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이 있다. 생백신은 오랜 시간 사용되어온 백신으로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만든 백신이다. 생백신에는 두 가지의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바이러스가 살아 있기 때문에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겐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고, 나머지는 효과가 10년을 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단점 극복을 위해 개발된 백신이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이다. 바이러스를 사멸하여 만든 백신으로, 면역증가제가 함유돼 있어 효과가 기존 생백신에 비해 크고 효과도 오래 지속한다. 국내에는 생백신 2가지 종류와 재조합 백신 한 종류가 유통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

-폐렴구균 백신 예방 효과는 어떤가.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은 폐렴과 함께 뇌수막염, 침습성(패혈증과 유사) 감염이 있다. 폐렴구균 감염은 전체 지역사회 폐렴에서 30~40%를 차지하고, 사망률은 5~7% 정도다. 침습성 감염이 가장 위험한데 전체 연령층의 사망률은 20%로 보고되나, 고령층에서는 60%로 대부분의 사망이 고령자에서 발생한다. 백신은 이런 침습성 감염에 대해 50~80%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의 백신은 어떻게 되나.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결합백신과 23가 다당류백신이 있다. 폐렴구균에는 총 97가지의 혈청혈이 확인되었는데, 백신의 앞자리 숫자는 백신에 포함된 폐렴구균의 혈청형 개수다. 단백결합과 다당류라는 명칭은 백신 제조기술을 설명하는 것이다. 면역학적으로는 단백결합 백신이 다당류백신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하나.

“두 개의 백신을 모두 접종해 혈청형의 범위도 넓히고(23가 다당류백신) 면역원성도 증가시키는(13가 단백결합백신) 것이 좋다. 접종 순서는 13가 단백결합백신을 먼저 접종해 면역원성을 증대시키고, 이후 23가 다당류백신을 접종해 예방할 수 있는 혈청형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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