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원래 일정대로라면 30일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불안한 내용을 선보이자 등판 일정이 하루 밀렸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0일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토론토 코칭스태프의 생각에 일본 출신 기쿠치 유세이와 선발 등판 순서를 바꾼 것이다. 기쿠치는 기대대로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버텼고, 토론토는 11-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토론토는 89승71패가 돼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자리를 지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매직 넘버’를 1로 줄였다. 남은 2경기 가운데 한 판만 승리하거나, 경쟁자 시애틀 매리너스가 1패만 해도 2년 연속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쥔다.
오히려 등판 일정 변경이 류현진에게는 명예회복의 기회가 됐다. 류현진은 10월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릴 탬파베이전에 선발 등판해 팀의 가을야구를 이끌 중책을 맡았다. 토론토와 4년 계약 종료를 눈앞에 둔 가운데 류현진이 마음속 빚을 청산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정규시즌 10경기 선발 등판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거둔 류현진이 시즌 4승을 따내면 토론토는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다. 2013년 빅리그에 진출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뛰다가 2020년 토론토와 4년 총액 8천만 달러(약 1천80억원)에 계약한 류현진은 절반의 성공만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해 토론토에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선사했다. 2021년은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로 다소 흔들렸으나 한 시즌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고, 젊은 투수의 정신적인 기둥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토론토 계약 3년 차인 지난해 단 6경기만 출전하고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을 받고 14개월 만인 올해 8월 복귀했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류현진은 3전 2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냉정하게 현재 팀에서 4∼5선발 위치라 5전 3승제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선발 기회가 돌아갈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계약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설 류현진에게는 ‘유종의 미’를 거둘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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