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민생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얻으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야당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대통령이 아니라 여당 대표라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강서구에서 열린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초청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정말 중요한 민생 문제를 국회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어디 엉뚱한 번지에 가서 얘기하시나”라며 “연목구어다. 해야 할 말을, 해야 할 장소에서, 해야 할 파트너와 하는 정상으로 복귀하시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여야 대표회담을 하자고 한 지 몇 달이 됐다. 대표회담을 하자고 하면 김기현이 겁이 나는지 계속 도망만 가는데 뭐가 두려운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비정상을 정상으로 우기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김 대표는 단식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를 향해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당무에 복귀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도 “국회 운영을 단식이라는 사유로 중단시키거나,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특히 공적 목적이 아니라 사적인 사법 리스크, 개인적 부패 혐의와 관련된 수사나 구속 때문에 일어난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민생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회고, 야당 지도부의 파트너는 여당 지도부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사과 한마디 없이 뜬금없이 민생 영수회담을 들고나온 건 사실상 민생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려는 정략적 의도”라며 “이 대표가 정말로 민생에 몰두하고 싶다면 여야 지도부 간 대화 채널을 실효적으로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기각이 이 대표의 여러 범죄혐의에 대한 면죄부도 아니고 영장전담판사도 위증교사 등의 범죄는 소명됐다고 하니 이 대표는 본인 신상 문제로 국회를 공전에 빠트린 데 대해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는 게 추석에 접한 민심이었다”며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생각한다면 상식적 모습으로 당의 내홍부터 수습하고 습관적 탄핵주장과 독단적 의사진행으로 정국을 매번 냉각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말로만 민생을 외칠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 해법은 이 대표가 말하는 영수회담이 될 수 없다”면서 “진정으로 민생을 생각한다면 영수회담이 아니라 민주당이 외면해온 민생 외상값부터 갚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정책위의장은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채용절차 공정화법 등을 민생법안으로, 노란봉투법·방송3법을 정쟁법으로 규정하며 “민생을 외치면서 정쟁법안을 밀어붙이면 국민을 기만하는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이다. 이 대표가 말한 민생이 진짜라면, 민주당이 민생을 챙길 진정성이 있다면 정쟁법 포기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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