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후반 시장전망치 30% 상회
감산 인한 D램 판매가격 상승 중
“4분기 회복세 가속화할 것” 전망
삼전 효과… 코스피 1.98% 급등
LG엔솔, 매출·영업익 2022년치 넘어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영업이익으로 2조4000억원을 달성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이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일부 나타나면서 반도체(DS) 부문 적자가 줄고 모바일(MX)·디스플레이 부문이 선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67조원,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12.7%, 77.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증권가에선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1조원대 후반까지 낮아진 전망치를 30%가량 웃돌아서다.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그친 1·2분기와 비교해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6685억원)보다 3배 이상(258.2%) 증가했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깜짝 실적은 반도체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DS 부문은 1·2분기 각각 4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는 3조원대 안팎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공식화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재고 개선이 맞물려 실적 개선에 힘이 실렸다는 설명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감산은 보유 재고를 줄이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며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X 부문은 전 분기에 이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MX와 네트워크(NW)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조∼3조6000억원이다. 직전 분기(3조400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 중이지만 이를 지난 7월 ‘서울 언팩’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 Z플립·폴드5 등 신형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로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고객사들의 신제품 호재가 있는 디스플레이 부문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5 시리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초기 물량 공급분 상당수를 ‘싹쓸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에 접어든 만큼 4분기에는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32Gb(기가비트) DDR5 등 수익성이 높은 신제품 수요 대응을 지속하면서 고부가 제품인 HBM3E도 개발해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업황은 올 4분기부터 상승세로 반전하며 내년 2분기에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동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코스피에서 전거래일 대비 1600원(2.41%) 오르며 6만81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의 급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47.50포인트(1.98%) 상승하며 2450.08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함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8조2235억원, 영업이익이 40.1% 증가한 7312억원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 약 8조4000억원, 영업이익 약 69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업이익에서 미국 전기차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액(2155억원)을 제외하면 5157억원, 영업이익률은 6.3%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개 분기 만에 매출 25조7441억원, 영업이익 1조8250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총 매출(25조5986억원)과 영업이익(1조2137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과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계속된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생산공장을 꾸준히 신증설하며 수율을 향상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속적인 원가 개선 노력, 제품 경쟁력 차별화 등을 통해 시장별 맞춤형 제품 개발·양산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요 완성차 업체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는 한편 원재료 공급망을 현지화하고 생산거점별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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