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尹·與野 모두 비판하며 몸풀기 시작한 이낙연… “정치 이대로 둘 수 없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11-28 11:44:34 수정 : 2023-11-28 12:05:12

인쇄 메일 url 공유 - +

尹에는 “말 줄이고 많이 들어라”
與野에는 “정치 향한 국민 절망 갈 데까지 갔다”
이낙연 처방은 “내각 교체와 ‘돌고래 외교’ 전환”
“다당제 구현해 정치 양극화 극복해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싱크탱크 연대와공생 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를 동시에 비판하는 한편 자신의 비전을 주장하며 몸풀기에 나섰다. 또 ‘원칙과 상식’ 등 당내 혁신 움직임과 ‘민주주의실천행동’의 온라인 기반 플랫폼 신당 창당 움직임을 염두에 둔 듯 “그들과 상의하진 않았지만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도 밝혔다. 최근 여야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움직임을 염두에 둔 듯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총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 “이대로 가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며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길 권한다”라고 말했다. 또 “준비와 경험이 부족하고, 국정 비전이나 국가 경영역량보다는 과거를 헤집는 일만 두드러졌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약 4000자짜리 기조연설에서 과반을 윤석열정부를 조목조목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이 전 대표는 “잠재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져도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 “가계부채가 임계점을 넘어갔지만, 그 대책도 없다“며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이태원 참사∙태풍피해∙잼버리 파행∙행정전산망 마비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무능의 끝이 어딘지를 묻게 한다”고 따졌다. 

 

윤석열정부의 대외정책을 두고서도 “한∙미∙일 정부관계는 편해졌지만 냉전시대 같은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구도는 선명해졌다”며 “담대한 구상이라는 비현실적 정책과 적대적 태도로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스스로 막아놨다”고 꼬집었다. 특히 역사문제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지금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방적 양보가 ‘불만’이고, 일본에서는 이 상태가 지속 가능할지 ‘불안’해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의 처방은 내각 교체 등 국정 기조 전환과 실리외교로의 전환이다. 

 

이 전 대표는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기를 권한다”며 “대통령의 말은 실없는 농담마저도 정책처럼 받아들여지며 국정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내각을 균형 잡힌 식견과 경험을 갖춘 인사들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진용으로 대한민국에 몰려오는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데 집중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5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한편, 실리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라는 바다에서 미·중 양국이 고래라면 우리는 돌고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4대강과 우호적인 관계를 튼 뒤, 이를 기반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원내 여야 정당에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국민의 신뢰가 부족하고 문제 해결능력도 신통치 않은 거대양당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치달으며 극한투쟁을 계속한다”며 정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가 활발해지면 다양한 합리적 대안이 나오면서 정치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며 “현실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전 대표는 “다당제를 구현해야 한다”며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정치 양극화 극복과 정치 불안정 예방에 필요하다”며 “양대 정당이 의석 독과점을 위해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병립형은 정치 양극화의 폐해를 극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의왕역 대합실에서 열린 '3만원 청년패스 정책간담회'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을 향해서는 “참담하다”며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과 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들의 비이재명계 정치인을 향한 욕설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민주당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 내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고 꼬집었다. 또 돈 봉투 논란과 각종 재판에 연루된 민주당을 겨냥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놔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도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 친이낙연계 원외인사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염두에 둔 듯 “그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양대 정당의 혁신은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로 갔고 정치에 대한 국민 절망은 갈 데까지 갔다. 정치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모색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