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크송 대부이자 ‘콧수염 가수’로 불렸던 장계현(73)이 사업에 실패했던 때를 떠올렸다.
7일 방송한 MBN 시사교양물 ‘특종세상’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장계현의 일상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장계현은 한때 라이브바와 악기대여점 등 음악 관련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다 갑자기 나이트클럽 사업을 벌였던 연유를 설명했다.
장계현은 “나이트클럽 개업날 노래해 달라는 섭외를 받고 제주로 갔는데 클럽이 너무 예쁘더라. 또, 제주를 처음 가봤는데 얼마나 좋았겠나”라며 “(당시) ‘마지막 여생은 내가 제주에서 뿌리를 내려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님과 얘기하던 중 (나이트클럽 가격을) 저렴하게 쳐줄 테니 사라는 말에 솔깃해 (가족한테) ‘제주에서 나이트클럽을 차리고 거기서 살자’고 말하니 아내가 펄펄 뛰었다. 난리를 피우고 싸우다시피 해 통장을 빼앗아 계약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개박살났다. 시장조사를 했어야 했다”며 “가수 섭외만 잘해서 쇼(공연)만 잘하면 대박나겠지 싶었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다. 끝까지 버티다가 세 채 있던 집 날리고 내가 살던 집까지 (총 네 채를) 몽땅 다 날렸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표책을 써서 그것까지 막느라 더 크게 망했는데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아마 몇십억원은 날렸을 거다”라며 “결혼 전 부유하게 살던 아내가 친정에서 더부살이까지 하게 됐었다”고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아내한테 항상 고맙다. 가슴 깊이 새겨 있는 말이 하나 딱 있다. 집 다 날리고 제주에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밤에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내가) 아무 소리 안 하다가 딱 한마디 ‘빨리 잊어버려요’라고 말하더라”며 “어차피 잘못 던진 돌이고 잘못 쏜 화살이니까 빨리 잊어버리라고 하는 말에 눈물이 확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덧붙여 “나 같은 사람 안 만나고 다른 사람 만나 시집갔으면 얼마나 잘 살았을까 싶어 속이 아팠다. 아마 죽을 때까지 갚아도 (미안함과 고마움은) 못 갚을 거다”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는 아내도 함께 출연했다. 아내는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음식 솜씨로 식당을 열어 집안을 회생시켰다. 그는 “그때 남편 사업을 엄청 반대했는데 내말 안 듣고 자기 고집대로 몰래 계약하길래 ‘못 말린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집안 경제가) 안정적으로 가려면 더 늦기 전에 뭔가를 해야 되겠다 싶어 (식당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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