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고 느낌 왔다” 중고품 매장서 5000원 주고 산 유리병, 1억4000만원에 판 여성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의 작품으로 판명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의 유리 화병. 라이트 경매소 제공

미국의 중고품 매장에서 약 5000원에 산 유리 화병이 경매에서 약 1억4000만원에 거래돼 화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라이트 경매소에 출품된 유리 화병이 10만7000달러(약 1억3890만원)에 팔려나갔다.

이 유리 화병은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인 카를로 스카르파(1906~1978년)가 디자인한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3만~5만 달러(약 3900만~6500만원) 선에서 낙찰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낙찰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유럽의 민간 수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리 화병은 지난 6월 미국 버지니아주 하노버 카운티 소재 중고품 매장에서 제시카 빈센트(43)라는 여성이 3.99달러(약 5180원)에 구입했다.

제시카는 “평소 자주 찾던 중고품 매장을 둘러보다가 화병 바닥에 찍혀 있던 이탈리아 유리공예의 본고장인 무라노섬을 의미하는 ‘M’ 자를 보고 1000~2000달러(약 130만~260만원)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유리 화병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면서 “8.99달러(약 1만2000원)보다 싸면 사려고 했다가 가격이 3.99달러(약 5180원)인 것으로 확인하고 바로 구매했다”고 했다.

유리 화병에 대해 궁금해진 제시카는 한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했고, 화병 사진을 본 몇몇 회원은 “카를로 스카르파의 작품처럼 생겼다”면서 제시카에게 라이트 경매소를 소개했다고 한다.

결국 해당 작품은 전문가들에 의해 스카르파가 1940년대에 디자인한 ‘페넬라테’ 시리즈 중 하나로 판정됐다.

해당 경매소의 리처드 라이트 소장은 “제시카가 보낸 유리 화병 사진을 보자마자 아주 좋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유리 화병의 보전 상태가 정말 완벽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흠집이 있었다면 낙찰가가 1만 달러(약 1300만원)에도 못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카는 낙찰가인 10만7000달러(약 1억3890만원) 가운데 경매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8만3500달러(약 1억850만원)를 수령했으며, 이 돈을 올해 초 구매한 농가의 난방기와 담장을 수리하고 가전제품을 사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