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지역 교도소로 이감
“대선 앞두고 격리했다”는 주장
미국, 나발니의 무조건적 석방 요구
수감 도중 행방이 묘연해졌던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소재가 밝혀졌다.
그는 현재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교도소로 이감된 상태다.
25일(현지시각) AFP와 dpa 통신 등의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 “나발니를 찾았다”며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그의 변호사가 면회했으며 알렉세이는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시점은 야르미시가 마지막 접견을 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이후 거의 3주 만이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후 살아남았다.
그러나 불법 금품 취득과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의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이전까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나발니는 수감 중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후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왔다.
하지만 지난 7일과 11일 온라인 법원 심리에 불참하고, 변호인의 면회까지 차단되며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이에 나발니의 지지자들과 국제사회는 그의 신변을 우려했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이번에 나발니가 이감된 제3교도소가 러시아 최북단에 있고 고립된 교도소 중 한 곳이라면서 “처음부터 러시아당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를 격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선일은 내년 3월17일로 확정됐으며, 푸틴 대통령이 지난 8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러시아에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안녕과 그의 부당한 구금 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나발니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독립적인 목소리에 대해 탄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고 AFP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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