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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탑니다, 뜹니다… 갑니다”…여전히 싸늘한 의료계 일각의 시선

입력 : 2024-01-05 13:42:45 수정 : 2024-01-05 1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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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 SNS에서 무리한 요청 증가 가능성 우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SNS에서 “의대생 증원이 아니라 헬기를 증원하자” 반응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쾌유 전부터 본질 왜곡하는 정치적 시도 목격”
피습 후 응급처치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태운 헬기가 지난 2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원(傳院)’을 보는 의료계 일부 시선이 여전히 싸늘하다.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과 폭력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과 별개로, 이번 일을 전례 삼아 행여나 의료 현장에서 무리한 전원을 요청하는 일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짙다.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출신으로 “근본적인 특혜의 문제”라며 전원 전후에 의문을 표했던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가로 글을 올려 “좋지 못한 예이지만 저나 제 가족이 불의의 사고 중 천만다행으로 부산대병원 응급실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면, 일말의 고민 없이 저와 제 가족의 생명을 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에게 맡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고의 의료진을 만난 것을 감사히 여기며 결과가 좋든 나쁘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능력을 의심치 않는다는 이유다.

 

여 과장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렸고 무엇보다 이 대표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며,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선택도 존중하고, 수술을 무사히 마친 서울대병원 의료진도 의료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내렸을 거라는 얘기다.

 

여 과장이 가장 우려한 대목은 현장에서의 원칙이 깨지는 순간 우후죽순처럼 늘어날 부당한 요청 등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로 지방 의료현장에서 경험하는 실화”라는 말과 함께 ▲‘119 차량은 돈 안 들잖아요, 불러주세요’ ▲‘우리 환자도 응급하단 말이에요’ ▲‘119 차량이 안 되면 헬기 불러줘’ ▲‘조금만 늦어져서 우리 환자 잘못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취지로 전했다. 이미 현장에서 흔한 일이지만 이번 사례를 기점으로 더 증가될까하는 우려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환자 수용 불가)’ 이면에는 최종 처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환자를 받아들였다가 더 위험한 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의료진의 깊은 고민이 있을 뿐이라며, ‘일하기 싫어서’ 환자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게 결코 아니라는 변호 성격의 여 과장 생각도 같은 글에 포함됐다.

 

앞서 여 과장은 지난 2일 SNS에서 이 대표 전원에 관해 “응급 상황이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응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헬기까지 탈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었다. 이 대표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폭력은 잘못된 행동이라 강조한 그는 자신에게 쏟아진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추가 글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똑같은 일을 당했고 똑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해도 저는 비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환자 전원 보낼 때마다 ‘119 헬기 태워 달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SNS에서 ‘국립서울대병원에서 진료 거부하면 이재명은 되고 왜 난 안 되냐, 당장 헬기 불러달라고 하시면 된다’고 반응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의대생 증원이 아니라 헬기를 증원하자”거나 “민주당은 압도적인 다수당으로서 헬기 사건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 등 비꼬는 듯한 글을 올렸다. 공공의대 신설을 우회 비판하는 듯 “필수의료를 위해 헬기조종사 증원을 위한 공공조종사 학교 설치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글도 게재했다.

 

임 회장은 5일에는 SNS에 ‘지방에도 뛰어난 진료와 연구 역량을 갖춘 국립대병원이 있다’던 2021년 12월 대선 후보 당시 이 대표의 공공의료 공약 발표 보도화면을 끌어온 뒤, “이재명은 탑니다, 이재명은 뜹니다, 이재명은 갑니다”라는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5일 오전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의심어린 의료계 일부의 시선을 가짜뉴스 성격으로 규정하고 개인 마음대로 ‘전원’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해뒀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대병원으로 간 결정과 이송 과정에서 헬기 동원을 두고 의료인쪽에서 문제 제기가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우선 가족의 요청이 있어야 하고 의료진이 이를 판단해 전원을 결정한다면서다.

 

홍 원내대표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의 협의 결과에 따라 그것(전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치가 이뤄진다”며, 이 대표 전원은 전적으로 응급의료체계 구조 절차에 따랐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송 등의 일부 의료계 의혹 제기 인용은 지방과 수도권 의료계 간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고, 우리나라 의료체계 신뢰를 떨어뜨리는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도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표가 쾌유되기도 전에 정치 테러 사건 본질을 왜곡시키려는 정치적 시도가 목격되고 있다”며 “부산에서 수술 받지 않고 닥터헬기를 이용하여 서울로 이송돼 수술 받은 것을 가지고 정치적 공격을 한다”고 특정 보수 매체와 부산시의사회를 저격했다.

 

서 최고위원은 “환자를 응급 이송하여 환자가 정신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서 수술하고 간호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부산대병원에 요청한 것”이라며 “이 대표 쾌유를 기원하고 야만적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것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데 집중하는 언론과 의료인이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고도 날을 세웠다.

 

경찰은 이 대표 피습 후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가짜뉴스에 대해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혀두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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