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친명, 임종석 등 불출마 촉구
李 대표 “공정한 공천” 약속 지켜야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이 어제 경기 광명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다. 양이 의원은 양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조롱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고 주장했다. 역시 친명계 비례대표인 이수진 의원은 그제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비명계 지역구 사냥’이 본격화한 것이다.
양 의원 측은 “정치에도 최소한의 금도가 있는데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광명시민들한테 막말을 퍼붓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성남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갑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지역구를 바꿔 출사표를 던진 이 의원을 비판한 것이다. 맞는 말이다. 최소한의 염치도 모르는 행태다. 이낙연 전 대표와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 등이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면서 당을 떠난 뒤에도 민주당은 달라진 게 없다. 친명계가 비명계를 공격하고 비명계가 이에 반발하면서 계파 갈등은 더 극심해지고 있다.
친명계는 당내 친문(친문재인)계 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이 대표 측근인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지난 20일 “국민이 제대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혁신이 절실하다”면서 노영민·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인영 의원에게 총선 불출마를 촉구했다. 친문계 인사들이 선거에 나오면 ‘윤석열 대 문재인’ 대결 구도가 돼 현정부심판론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친명계가 내세우는 이유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정부 전체를 겨냥해서 대립시키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피습 이후 지난 17일 당무에 복귀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정반대다. 비명계에 대한 친명계 ‘자객 공천’ 시비와 친문계 공격으로 통합은커녕 당내 분란만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입으로는 ‘공정한 공천’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사들을 내리꽂는 친명 공천을 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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