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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 6600억 부당이득

입력 : 2024-02-14 20:18:04 수정 : 2024-02-14 2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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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총책 등 16명 기소

단일 종목 범행으로 최대 규모
조직원 20여명 3개 팀으로 움직여
1년간 330여개 증권계좌 등 이용
시세조종 주문으로 주가 14배 ↑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이 부당하게 챙긴 돈이 6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일종목 주가조작 범행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14일 도피 중 검거된 영풍제지 시세조종 일당 총책 이모(54)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시세조종 일당 2명과 이씨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2명도 함께 불구속기소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으로 12명이 구속기소됐고 4명이 불구속기소됐다.

황우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전문공보관이 14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영풍제지 주가조작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이들이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증권계좌 330개가량을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 주문으로 영풍제지 주가를 부당하게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부당이득 액수는 총 6616억원 상당인데, 시세조종으로 영풍제지 주가는 종가 기준 2022년 10월25일 3484원에서 약 1년 뒤 4만8400원으로 14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들은 총책 이씨를 중심으로 총 20여명이 3개팀의 점조직 형태로 움직였다. 이씨를 제외한 각 팀 조직원은 다른 팀 조직원의 신상을 알지 못하고 서로 연락도 주고받지 않는 등 수사에 대비해 비밀리에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3개팀 가운데 1개팀은 20∼30대로만 구성됐다. 이들은 초고가 오피스텔에 거주하며 현금 수억원과 고급 스포츠카를 보유하고 수시로 고급 유흥업소를 드나드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주가조작 사건은 단일종목으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다. 검찰은 당초 1개의 팀만 인지해 부당이득액을 2789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다른 팀을 추가 적발해 부당이득액을 6000억원대로 재산정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5200억원이 수익으로 실현됐지만 상당액이 주가조작에 재투입돼 실제 일당의 손아귀에 들어가지는 못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와 운전기사가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이씨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수억원 상당의 도피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의 추적에 혼선을 주려 휴대전화 여러 대를 동원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해 10월 자취를 감춘 이씨는 밀항 브로커에게 4억8000만원을 건네고 해외 도피를 시도했지만, 지난달 25일 제주도 해상에서 해경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에는 도피자금 1100여만원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사건을 통보받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주요 증거를 압수하는 한편 주요 가담자들 신병을 확보했다. 해외로 도주한 가담자 1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와 적색수배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이 취한 부당이득은 추징보전 등을 통해 박탈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당에게 계좌나 자금을 빌려준 이들과 영풍제지 경영진이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조사하고, 아직 잡히지 않은 조직원 신원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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