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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사표 써”…신발로 직원들 때린 조합장 징역 10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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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2 16:18:35 수정 : 2024-04-02 16: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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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신발로 직원들을 때리고 폭언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된 전북 한 지역 축협 조합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그는 법정에 선 이후 뒤늦게나마 반성문을 줄기차게 제출하고 공탁금을 내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사건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판부는 폭력 행위가 단순한 물리적인 차원을 넘어 피해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정도로 모멸적인 방법으로 이뤄진 데 대해 엄한 책임을 지웠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1단독(이원식 판사)은 2일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순정축협 조합장 고모(62)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고씨는 조합장직을 잃는다.

지난 2023년 9월 전북 지역 한 축협 조합장이 관내 한 식당에서 직원에게 폭언을 한 뒤 신발을 벗어들어 폭행하고 있는 모습. 폐쇄회로(CC)TV 화면 캡처

고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여 동안 축협이 운영하는 식당과 장례식장 등에서 신발과 손으로 직원들을 4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한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술병을 깨뜨려 직원들을 위협하며 “당장 사표를 쓰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 직원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속된 괴롭힘에 시달린 피해 직원들이 형사 고소하자 피해자와 가족에게 일방적으로 80여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합의를 종용하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이들의 주거지와 입원한 병원 등 앞에 여러 차례 찾아간 혐의도 추가됐다.

 

고씨는 최후 진술에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중순 구속기소 된 이후 교도소에서 30여 차례 반성문을 써 재판부에 제출한 데 이어 피해자들을 위해 형사 공탁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이 판사는 “이 사건은 조합장과 조합 직원이라는 수직 관계에서 이뤄져 일반적인 폭력 사건보다 죄질이 훨씬 안 좋다”며 “피해자들 또한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물리적 폭력을 넘어 피해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정도로 모멸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따라서 집행유예는 전혀 적절하지 않고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방청석에서 선고를 지켜본 일부 조합원은 실형 선고가 나자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와 호송차에 오르는 고씨를 향해 “조합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유대영 순정축협 노동조합 지회장은 재판 이후 취재진에게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직도 신체·정신적 피해가 치유되지 않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형량이 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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