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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76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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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3 11:13:13 수정 : 2024-04-03 13: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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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추념식 행방불명인 묘역 찾은 유족…현장 채혈도

제76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에 유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 현종학(제주시)씨는 부모님과 고모와 함께 큰아버지 현덕홍씨 비석을 정성스레 닦고 제사를 지냈다.

 

제76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인 3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은 유족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임성준 기자

그는 “6·25 전쟁이 발발하기 1년 전 농업고등학교에 다니던 큰아버지는 선거를 반대하고 다음 날 집 토굴에 숨어 있다 토벌대에 붙잡혀 갔다”며 “대구형무소에서 옥살이했던 큰아버지는 가족이 4번째 면회를 하러 갔을 때는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념식 다음 날인 4월 4일 현씨 큰아버지는 직권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으며 명예를 되찾았다.

 

제주4·3 당시(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불법적인 군사재판과 예비검속 등으로 끌려간 도민 중 3678명이 행방불명됐다.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일대에서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가족 현장 채혈이 진행되고 있다. 임성준 기자

이들 상당수는 도내나 도 이외 지역에서 학살돼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등은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2006년), 제주공항(2007∼2009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2021년), 안덕면 동광리(2023년) 등에서 총 413구의 행방불명자 관련 유해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4·3 행방불명 희생자는 143명이며, 대전 골령골에서도 1명의 신원이 유전자 대조로 확인됐다.

 

신원이 밝혀진 유해가 발굴된 제주공항에서는 1949년 10월 군이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선고를 내린 249명과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예비검속으로 연행된 500여명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일원에서 유족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임성준 기자

하지만 발굴된 유해 중 270구의 신원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위패봉안실 내 4·3 희생자 무명신위를 찾는 발길도 드문드문 이어졌다.

 

4·3희생자 무명신위는 4·3 당시 희생됐지만 7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름도, 유해도, 기록도 확인되지 못해 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주도가 지난 3월 설치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제주에서 희생된 사람은 2만5000명∼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희생자로 결정된 이는 1만4822명에 그친다.

 

행방불명인 표석 주변에선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가족 현장 채혈이 진행됐다.

 

유전자 감식을 위한 유가족 채혈은 제주한라병원과 서귀포시 열린병원에서 11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채혈 대상은 4·3 행방불명 희생자의 직계·방계혈족(방계 6촌까지 가능)이며, 기존에 채혈한 유가족은 다시 채혈하지 않아도 된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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